겨울방학이 시작되고 매일 아침 문막읍 동화리에서 버스를 타고 일산동 유성 볼링장으로 혼자 연습을 다니는 천영기(14·지정중2) 군은 세상에서 볼링이 제일 재미있고 좋단다. 스키캠프도 싫고 오로지 볼링이 좋아 볼링장에서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는 천 군은 "방학 중에 열심히 연습해서 꼭 올해 소년체전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 원주시에는 볼링이 육성종목인 학교는 아직 없다. 학성중학교와 대성중학교에서 진로체험 방과후 동아리 활동 정도로 볼링을 배우는 것이 전부다. 그래서 천 군처럼 볼링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운동을 할 수 밖에 없다.
 

 운동장비와 운동경비가 필요한 종목이라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럽지만 다행히 올 겨울방학동안 볼링장에서 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무료 강습을 해주고 있다. 정해진 시간은 두 시간이지만 강습이 끝난 후에도 천 군은 땀을 뚝뚝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천 군은 여섯 살 때 아버지를 따라 볼링장에 드나들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놀이삼아 공을 굴렸고 볼을 치는 어른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자세나 기술이 좋은 선수들의 경기장면을 보고 또 보면서 익혔다. 중학생이 되어 본격적으로 장비를 갖추어 볼을 치기 시작해 작년 12월 강원도볼링협회장기 대회에서 중등부 금메달을 땄다. "처음 출전한 대회라 긴장을 많이 했지만 등판에 내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으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천 군은 시상식에서 강원도볼링협회 부회장인 아버지로부터 상장과 메달을 수여 받았다.
 

 까칠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중2지만 천 군은 볼링을 가르쳐주는 코치님과 아버지의 말을 토 한마디 없이 따른다. 잔심부름과 허드렛일은 도맡아 하지만 "지도해주시는 코치님께 고맙고, 볼을 칠 수 있게 허락해 주시는 아버지께 감사해서 뭐든지 다 해드리고 싶다"고 말한다. 천 군은 "학교에서 볼링부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볼링부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해 마음껏 운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선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