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원주쌀 팔아주려고 토토미를 샀는데 밥맛이 없어서 이젠 토토미를 사지 않아요" 시민들에게 지역농민을 위해 토토미를 먹어야 한다고 하면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다. 최근 모 사회단체 관계자는 타 지역에서 원주를 방문한 관련 단체 임원들에게 지역 특산물인 토토미를 구입해 선물했다. 그런데 난감한 말을 들었다고 한다. 선물을 받은 타지역 사회단체 관계자가 조심스럽게 밥맛이 없어 남은 쌀을 다른 사람에게 줬다는 것이다.
 

토토미 브랜드를 만들어 원주 대표쌀로 육성하기 시작한지 벌써 13년이 흘렀다. 그동안 지속적인 홍보와 판매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으로 토토미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는 확실하게 자리매김 했다. 그런데 밥맛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토토미 밥맛 논란은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 품종을 단일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문막농협 등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는 추청쌀은 대한민국 명품쌀에 선정될 만큼 밥맛이 좋다. 실제로 문막농협 토토미는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소비자단체들이 선정하는 '대한민국 명품쌀'로 선정됐다. 올해뿐 아니라 4년 연속 선정되고 있다.
 

그런데도 밥맛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추청쌀이 아닌 기타 품종으로 도정한 혼합미 때문이다. 추청쌀보다 미질이 떨어지는데도 시중에서는 토토미라는 단일 브랜드로 판매되다보니  혼합미를 구입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밥맛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토토미 포장에 품종이 표시되어 있지만 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보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혼합미를 구입한 뒤 밥맛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원주투데이가 지역산품 판매 활성화를 위해 지역기업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참가자들에게 이왕이면 지역농특산물을 구매하자고 이야기하면 참가자 중 일부는 토토미 밥맛이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품종이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상당수에 달했다.
 

이처럼  원주 대표쌀인 토토미가 지역 소비자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면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따라서 품종 단일화를 하면 더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므로 이제라도 브랜드 이원화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치악산한우는 토토미보다 늦게 브랜드를 출시했지만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횡성한우와 비교해도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소비자도 꽤 많다. 치악산한우가 짧은 시간에 이같은 명성을 갖게 된 것은 지속적인 종축개량과 맞춤형 사료 공급 등으로 품질을 고급화한 것이 주효했다.
 

지역농특산물 판매 활성화는 브랜드 통일이 아니라 품질 단일화를 통한 명품육성에 달려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원주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로컬푸드사업도 품질이 보장되지 않으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농특산물 명품화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