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회 원주연합지회와 항일독립운동 원주기념사업회는 지난 8일 원주시보훈회관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에 국정교과서 폐기를 촉구했다.

국정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란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국정교과서에 실린 원주의병운동에서도 다수의 오류가 발견돼 논란을 부채질 할 것으로 보인다.

광복회 원주연합지회(회장: 김문덕)와 항일독립운동 원주기념사업회(회장: 류인호)는 지난 8일 원주시보훈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살펴 본 결과 고등학교 한국사와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원주를 비롯한 강원 지역 의병운동에 대해 전혀 잘못된 기술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항일 독립운동을 제대로 서술하지 않은 국정교과서 시행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복회 원주연합지회와 항일독립운동 원주기념사업회 등에 따르면 국정교과서 '고등학교 한국사 3'의 경우 189쪽에서 '일제의 침략과 국권 수호운동의 전개'를 설명하면서 의병 봉기 지도에 1907년(정미의병) 원주에서 봉기한 이인영 의병장을 을미의병(1895년) 봉기지역으로 표시하고, 원주에서 봉기한 민긍호 의병장의 봉기지를 충북 제천으로 바꿔 표기했다.

이 같은 오류는 '중학교 역사(2)'에서도 발견됐다. 76쪽 '제국주의 침략과 근대 개혁운동' 단원에서 항일의병부대의 활동지도에 원주를 정미의병(1907년) 봉기 지역으로만 표시했으며, 원주를 중심으로 항일투쟁을 전개한 이인영 의병장을 서울 진공 작전으로만 표기하는 오류를 범했다. 특히 을사의병 당시 원주 주천에서 봉기한 원용팔 의병장은 아예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병진 광복회 원주연합지회 부회장은 "원주는 1895년 을미의병과 1905년 을사의병, 1907년 정미의병까지 전국에서 유일하게 세 차례의 의병운동이 모두 일어난 고장이자 각 시기마다 의병운동의 전략과 세력을 확대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고장"아라며 "지난 수십 년간 항일 민족운동의 숨겨진 공훈자를 찾아 나선 광복회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강원도 의병운동의 잘못된 기술은 단순 실수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문덕 광복회 원주연합지회장도 "강원도와 원주 의병운동은 국가보훈처의 공적 조서를 한 번 확인하면 알 수 있으며, 한 권의 한국사 개설서만 찾아보더라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면서 "국정교과서 집필진과 국사편찬위원회 관련자들이 독립운동을 얼마나 소홀히 다루고 있는지, 저들의 후안무치에 새삼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복회 원주연합지회와 항일독립운동 원주기념사업회는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더 이상 항일 독립운동 선열들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고 졸속으로 잘못 만들어진 국정교과서를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