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과천 종합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한 KBS송신소폐소추진위원회 대표들이 KBS원주송신소 폐소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센터 이전 신축이 추진되면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태장1동 KBS 원주송신소 이전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키를 쥐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가 폐소에 부정적인 입장인데다 내부 지침으로 송신소 폐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KBS 방송국에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의견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국 측의 공식 문서가 접수되면 검토는 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송신소 폐소 요구에는 난색을 표시했다. 

태장1동 주민들로 구성된 KBS송신소폐소추진위원회(위원장: 김천지, 이하 추진위)는 지난 7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하고 지상파방송정책과 김우석 서기관 등 관계자들을 만나 KBS 원주송신소 폐소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아직까지 방송국에서 공식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고려해보지 않은 사안"이라며 "공식 문서가 접수되면 검토는 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진욱 시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는 송신소가 전시와 재난 시 필요 시설인 만큼 폐소는 불가하다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며 "주민 서명부를 전달하고 타 지역 사례까지 들어가며 폐소를 요구했지만 강경한 입장만 확인했다"고 당일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추진위는 지난 9일에도 KBS 원주방송국 관계자를 만나 대책을 협의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천지 위원장은 "일단 방송국 관계자들을 통해 KBS 본사에서 방송통신위원회에 방송국 의견을 공식 문서로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다음 주 중 KBS 본사와 방송통신위원회를 재방문하거나 삼자대면을 통해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현재로선 송신소 폐소는 물론, 이전까지 고려한 폭 넓은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송신소로 인해 장기간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들의 염원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신소 폐소 문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송신소 부지에 태장1동 주민센터를 이전 신축하려는 원주시의 계획도 사실상 어려워질 전망이다.

도시계획시설 변경을 감안할 때 원주송신소를 폐소하고 부지 일부를 매입해 주민센터를 신축하기 위해서는 내달까지 송신소 폐소 여부가 결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원창묵 시장은 지난달 18일 태장1동 주민센터에서 가진 주민간담회에서 "12월까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이전이나 폐소에 대한 확답을 얻지 못한다면 신청사는 현 주민센터 자리에 신축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