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주 甲은 계원 乙이 계불입금 500만원을 연체하자, 그 지급을 독촉하였고, 乙은 丙으로부터 받을 대여금 500만원을 甲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지난 9월 1일에 써주었다.

乙의 원룸에 세 들어 사는 丁은 계약기간이 끝나 방을 비워주었음에도 보증금 5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자 법적 절차를 거쳐 乙이 丙으로부터 받을 위 대여금 500만원을 압류하기에 이르렀다. 丙은 위 500만원과 관련하여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하여야 할까?  

채권자를 특정인으로 지명한 채권을 지명채권이라 합니다. 민법은 지명채권을 양도할 때 채무자에 대한 통지 또는 채무자의 승낙이 없을 경우 양수인이 채무자에게 자신이 채권자임을 주장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동일 채권을 이중으로 양수하거나 압류한 제3자와의 관계에서 채무자에 대한 확정일자 증서에 의한 통지 또는 승낙의 도달 시점을 우열로 정하는 표준이 됩니다. 

위 사안에서, 甲이 丙에게 乙의 丙에 대한 위 500만원채권을 양수하였음을 주장하고 丙의 변제거절을 차단하려면 우선 甲과 乙사이에서 채권양도양수합의서를 작성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위 채권양도와 관련한 채무자 丙의 승낙을 얻거나 채권양도 사실을 양도인인 乙이 채무자 丙에게 통지하여야 합니다. 이때 양수인인 甲은 위 양도통지권한을 받아 양도인 乙의 대리인으로서 양도통지를 대리할 수도 있습니다. 

위 양도통지의 경우, 채무자에게 도달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므로 채무자는 그 통지가 도달하기 전에 양도인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모든 사유를 양수인에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예컨대, 이미 丙이 乙에게 500만원을 갚았거나, 그 500만원의 대여금채무가 시효로 소멸하였다면 丙은 그 사유를 들어 변제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한편 위와 같이 채무자가 양수인에게 주장할 수 있는 사유가 없고, 甲과 乙 사이의 위 채권양도 통지와 丁의 위 채권압류 통지가 각각 丙에게 도달한 날이 상이하여 자신이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권리가 있음을 주장하려면 그 통지는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것이어야 하고 채무자에게 먼저 도달되었을 것이 요구됩니다.

이때 확정일자란 당사자가 나중에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된 일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내용증명우편의 일자가 대표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