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개통한 광주-원주 제2영동고속도로는 이미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원주에 엄청난 호재이다. 영동고속도로 상습 교통난 해소 및 지역발전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영동고속도로보다 통행거리 15㎞ 단축과 함께 통행시간 23분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기존 101㎞에서 약 86㎞로 줄어 서울까지 54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하루 예상 교통량은 5만8천여대∼6만8천여대로 제이영동고속도로(주)는 연간 약 1천500억원의 물류비 절감과 260억원의 환경개선효과로 이어져 30년간 약 5조원의 직·간접 효과를 예상했다. 특히 원주기업도시와 원주혁신도시 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그러나 원주시 입장에서는 반쪽짜리 성과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2영동고속도로에서 원주기업도시, 오크밸리로 연결되는 서원주 나들목은 개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자고속도로인 제2영동고속도로를 계획할 당시 서원주 나들목은 설계에서 누락돼 있었다고 한다. 원주기업도시의 성공적 분양을 위해 서원주 나들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원주시는 정부와 제이영동고속도로(주)를 설득, 설계에 반영시켰다.

문제는 조건이었다. 서원주 나들목 건설비용 275억원 및 향후 30년간 운영비용 240억원을 원주시가 떠맡기로 한 것이었다. 서원주 나들목에서 원주기업도시로 연결되는 군도 7호선 개설비용 303억원도 원주시가 맡았다. 모두 합하면 서원주 나들목 개통에 원주시가 820억원을 부담하는 것이다. 

원주시는 당시의 협약이 불공정했다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서원주 나들목은 국토교통부로 기부채납 되기 때문에 운영비용을 원주시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민간투자사업의 나들목 운영비를 지자체가 부담한 선례도 없다.

하지만 제이영동고속도로(주)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원주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서원주 나들목을 완공하고도 개통하지 못하는 것이다. 

협약을 맺을 당시 이 같은 상황전개를 원주시 공무원들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까? 이제 와서 불공정 협약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당시에는 검증하지 못했다는 것인지 답답하다.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제이영동고속도로(주) 입장에서는 서원주 나들목과 연결도로, 운영비까지 비용 일체를 원주시가 책임지겠다는데 협약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특히 원주시는 당시 원주시의회 동의를 받지 않고 협약을 맺는 절차상 하자를 범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제이영동고속도로(주)에 읍소해서라도 하루속히 서원주 나들목을 개통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지역 여론몰이를 해서라도 세금을 절감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을 초래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상황 예측을 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행정을 집행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지역발전을 위한 충정이었다고 얼렁뚱땅 넘어갔다가는 제2, 제3의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재발할 수 있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