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교 하단부 계단은 깨져 있으며, 충격을 가하면 무너질 것 같이 위태롭다.

만종초등학교 앞 육교가 심각하게 망가진 채 방치돼 학생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관리 주체인 원주시는 육교 정비를 등한시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육교 상태는 엉망이었다. 석재로 만든 계단 여러 개가 떨어져 나가 발을 잘못 디디면 낙상사고를 당할 수 있다. 사람의 손길이 닿은 지 오래돼서인 지 계단 사이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또한 육교 가장 하단부에 위치한 계단은 깨져있을 뿐만 아니라 체중을 실어 올라섰더니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흔들렸다. 난간에는 공연 현수막이 걸려 있었는데 육교라기 보다는 광고물 게시대처럼 느껴졌다.

이처럼 육교가 방치되면서 안전사고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육교는 만종초 앞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나 교직원, 마을주민들이 이용한다. 학교 밖 180m, 80m 거리에 횡단보도 2개가 놓여 있지만 육교를 이용하면 학교 앞에서 반대편으로 가장 빨리 건너갈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사용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 

그나마 만종초 학생들 대부분이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다행이다. 만종초는 현재 초등학생 81명, 유치원 15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학생 90%가 시내권에 거주 중이어서 통학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그러나 학교 근처에 거주하는 학생은 통학버스 이용을 하지 않는 만큼 언제든 육교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비가 시급하다.

박계원 만종초 교장은 "학생들과 함께 육교를 건너보았는데 위험요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잔뜩 긴장했다"며 "우리 학생들은 대부분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만큼 육교를 건널 일이 많지 않지만 마을주민들은 이 육교를 자주 이용하는 만큼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종초 앞 육교는 국도42호선 변경 이후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도42호선은 원래 만종초 앞을 지나는 국도여서 관리권은 홍천국토관리사무소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말 흥업면 광터교차로부터 시작되는 국도대체우회도로 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여주와 문막을 지나는 국도42호선은 만종초 일대가 아닌 원주 국도대체우회도로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만종초 앞 도로는 시도로 변경돼 도로는 물론 육교와 같은 시설물은 모두 원주시가 관리해야 했다. 

국도42호선 변경 후 관리권 이전 과정에서 허점이 드러났고 육교가 위험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지만 문제의 육교는 올해 안으로 정비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도로시설물에 대한 관리권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육교를 제대로 정비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올해는 관련 예산 반영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며, 내년에 정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만종초와 마을주민들이 육교로 인한 사고 위험에 노출된 가운데 만종초는 또 다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시내권 학교 어린이보호구역(학교 반경 300m 이내)의 통행 제한속도는 시속 30㎞이지만 만종초 앞의 경우 차량들이 과속해 교통사고 위험이 있다는 것. 

▲ 육교 상단부에 떨어져 나간 계단. 과속으로 인한 사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만종초 반경 300m 구간에 통행 제한속도(시속 60㎞)가 표시된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이 있지만 속도를 준수하는 차량을 발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물론 국도나 편도 2차로 이상 도로의 경우 차량통행 환경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통행 제한속도를 시속 60㎞까지 조정 가능해 시내권과 견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만종초와 350m 떨어진 만종가구단지 앞 교차로에 설치된 과속단속 카메라의 제한속도는 시속 80㎞,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인식하는 운전자는 드물다.

게다가 만종초 앞에는 학교로 진입하는 우회차로가 없기 때문에 교직원이나 학부모 등은 주행차로에서 속도를 낮춰 학교로 들어가야 하지만 뒤따라 오는 차량을 의식해야 하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