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순(52) 학성동 주민자치위원장은 학성동 살림꾼이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올해 학성동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공동화와 고령화 등으로 활력을 잃고 있는 학성동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윤 위원장이 첫 시도한 '찾아가는 요리교실'이 대표적이다.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가 적고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요리교실을 고안했다. 

윤 위원장과 주민자치위원들은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주1~2회 학성동 9개 경로당을 순회하며 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경로당 노인들과 삼삼오오 둘러 앉아 음식을 만들고 음식을 나눠먹으며 정을 나눈다.

또한 원주시영양사협회와 연계해 노인들이 섭취해야할 음식, 건강상식 등을 알려주고 있다. 이제 학성동 경로당을 즐겨찾는 노인들은 주민자치위원들이 찾아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며, 윤 위원장은 이에 보답하기 위해 찾아가는 요리교실 프로그램을 올해에 그치지 않고 내년에도 계속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요리교실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성동 삼천리아파트 앞에서 코렉스마트를 운영 중인 윤 위원장은 마트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을 지역사회에 나누는 봉사를 펼쳐 귀감이 되고 있다.

판부면 서곡리에 위치한 강원도아동복지센터와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그녀는 보호아동들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연 2~3회 방문, 수십명이 먹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의 고기파티를 여는 등 푸짐한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강원도아동복지센터의 연중 메인행사 중 하나인 캠프가 열리는 날에는 반드시 찾아간다고 한다. 강원도아동복지센터 외에도 한울타리, 갈거리사랑촌에도 수년간 해마다 1~2회 정도 음식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친구, 후배 등과 '온새미'라는 봉사단체를 구상 중에 있으며, 친목단체 중원회 일원으로 지역사회 곳곳에서 봉사하고 있다. 

마트 운영과 주민자치위원장 활동, 봉사활동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남편 권혁대(54) 씨와 세 딸이 항상 응원하고 도움을 줘 어깨가 가볍다고 한다. 남편은 상지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국립평창청소년수련관에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26살 큰딸은 첼로, 둘째달은 클라리넷, 중학교 3학년인 막내딸은 바이올린에 재능이 있는데 지난 5월 학성공원에서 학성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주최한 음악회에서 멋드러진 연주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큰딸의 경우 학성동 주민자치센터에 나가 음악교육을 펼치고 있다. 또한 세 딸은 시간이 날때면 윤 위원장을 따라 봉사활동에 나서 온정을 나누고 있다. 

윤 위원장은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하고 지원해주는 남편과 예쁜 딸들, 그리고 봉사를 나갈 때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지인들이 있기에 힘이 난다"며 "앞으로도 학성동 발전에 이바지함은 물론 관심이 필요한 이웃과 작은 것이라도 나눌 수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