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의 공공부문 5개 연맹이 9월 22일부터 29일 사이에 연속적인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23일 금융노조의 파업이 예정되어 있었으므로  공공부문 총파업 사실을 알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파업은 시중·국책은행은 물론 철도·지하철·병원같이 국민생활과 밀접한 기관들이 대거 파업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최근 있었던 노동계의 파업과는 달리 정부와 경영계는 물론 언론까지 상당한 관심을 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언론의 반응은 이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데, 지난 20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생활과 밀접한 부문에서의 파업은 국민 불편을 볼모로 하는 것이다',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 연이은 북한의 대남 위협과 관측 이후 가장 강력했던 지진 등으로 국민불안감이 가중되는 시기'의 파업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조선·해운업의 경영난으로 인한 경제위기, 청년·중장년층의 고용위기'를 파업 불가의 논거로 제시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경영계는 노동관계법에 전문가인 필자가 보기에도 적법 파업이 분명한 금번 총파업에 대하여 '정치-불법 파업'이라면서 정부의 엄정대처를 요구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동안 노동계의 파업과 투쟁이 국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현실은 잘 알고 있지만, 헌법상 권리인 노동계의 파업에 대하여 무조건적인 반대론을 전개하는 정부와 경영계의 한결같은 태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오히려 반헌법적 태도로 볼 여지가 없는지에 대하여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정부의 논리에 의한다면 아무리 적법·정당한 요구를 내걸더라도 이 나라에서 노동조합은 절대 파업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경제위기와 고용위기는 이미 상시화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제위기·고용위기'를 파업 불가의 논리로 내세우는 정부의 태도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실 그동안 노동계의 파업이 있을 때마다 정부는 가뭄과 홍수, 태풍 등을 핑계삼아 파업 반대 여론을 호도했고, 급기야 '지진'까지 파업 불가의 이유로 삼는다니…진정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파업이 없어진 세상은 올바른 세상일까요? 확실한 것은 우리에게 그런 시절이 있었고, 우리는 그 시절을 야만적인 독재시대라고 기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