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의원 발의로 제정된 '원주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 조례'는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지원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 조례에서 정의한 마을공동체는 주민 개인의 자유와 관리가 존중되며,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마을의 일을 주민이 결정하고 추진하는 주민자치 공동체이다. 따라서 마을공동체 만들기란 마을의 전통과 특성을 계승·발전시키고, 마을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활동이다. 

강원도는 원주시보다 앞선 지난 2014년 1월 마을공동체 만들기 조례를 제정, 시행하고 있다. 조례에 의거해 강원도는 매년 공모를 통해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도내 각 마을공동체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심사해 선정된 공동체에 최고 1천만원까지 사업비를 지원한다.

지난해 원주에서는 태장2동 흥양천공동체라디오, 한일아파트 청장년회, 부론면 풍류문화 사랑방 등 8개 공동체가 선정돼 총 3천860만원을 지원받았다. 올해에도 개운동작은도서관운영협의회, 행구농악단 등 7개 공동체에 모두 5천520만원이 지원됐다. 

그러나 공모 과정에서 어려움이 매우 컸다고 원주시 관계자는 토로했다.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임에도 신청하는 마을공동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읍·면사무소나 동주민센터에서 주민들을 어르고 달래 신청하도록 유도하고, 사업계획서 작성도 대행해야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니 '원주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 조례'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겠냐는 게 원주시 관계공무원들의 고민이다. 

그런데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은 요즘 전국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과 닮은 점이 많다. 관 주도가 아닌 주민 스스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과 마을공동체 회복이란 사업목적이 닮은꼴이다. 게다가 도시재생 사업에서 원주시가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니 말이다.

제언컨데 도시재생 사업과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은 상호 보완관계를 유지하도록 원주시에서 시스템을 강구해야 한다. 도시재생 사업은 낙후된 8개 동지역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사업 규모가 크다.

반면 마을공동체 사업은 전체 마을 및 단체가 대상이며, 상대적으로 사업비는 작다. 따라서 양 사업이 유기적으로 보완관계를 유지하면서 작동한다면 이상적인 마을공동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마을리더 양성에 보다 많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사업구상이 있더라도 누군가 나서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지금처럼 공무원이 사업계획서를 대행하는 상황에서는 주민 역량강화 및 주민 주도의 사업추진을 기대하기 어렵다.

관 주도의 사업은 주민들의 만족도 및 애정을 떨어지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발전 또한 요원하다. 주민 역량강화를 통한 주민자치 실현은 원주를 한 차원 성숙한 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을리더 양성은 시급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