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원주시가 남원로에 가로수를 식재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남원로에 심은 가로수.

연일 이어진 폭염과 가뭄으로 가로수 고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원주시가 남원로에 가로수를 심어 논란이 되고 있다. 

원주시는 남원로 정비사업 일환으로 지난주부터 남원로 인도를 중심으로 이팝나무 등을 심는 조경사업에 착수했으며, 오는 추석 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남원로 정비사업은 도로 확·포장 및 전선 지중화사업이 마무리 됐으며, 조경사업을 끝으로 1년 넘게 이어진 공사가 완료된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무더위에 조경사업을 추진하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김영규 원주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지독한 가뭄으로 땅 속에 수분이 없는데 원주시가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며 "나무들이 열악한 기후와 토양환경을 못 이길 것이며, 결국 예산이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엄태원 숲보건생태연구소 소장은 "무더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무를 식재할 경우 광합성 밸런스가 깨지고 뿌리가 수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나무 생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토양의 온도도 높아 수분 증발량이 빠르기 때문에 관수로는 한계가 있으며, 만약 나무를 살리기 위한 작업이 수반되더라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보다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에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이미 사업이 진행된 만큼 향후 나무 상태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는 이달 말을 기점으로 더위가 한풀 꺾이는 추세인데다 올 봄 원주 토양에 적응하도록 가식작업을 실시한 나무를 심는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최근 더위가 계속되긴 했지만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졌으며, 기온이 점점 하락해 나무가 느끼는 체감온도는 적당할 것으로 판단해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지난 봄부터 토양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제3의 장소에 가식한 나무들을 옮겨와 심고 있으며, 광합성 작용을 조절하면서 뿌리가 수분을 충분히 빨아들일 수 있도록 나뭇잎 절반을 제거하고 식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수작업에 심혈을 기울여 주민들이 우려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