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무더위에 안녕하신지요?" 

이번 무더위는 우리가 그동안 겪어왔던 여름 날씨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잠깐의 이상기후로 보기에는 너무 오랜 기간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생활에 많은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동안 자본주의의 치열한 경쟁과 물질적 성장 속에서 만연한 과잉생산과 소비문화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과잉생산과 소비는 과도한 에너지 소비를 유발하여 지구온난화의 근원인 것이다.

지금의 폭염을 에어컨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결국, 우리가 몇 십년동안 지속해온 삶의 방식을 바꿔야한다. 즉, 나만을 위한 돈 중심사회는 막을 내리고 우리 이웃과 자연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새로운 공동체정신을 되살려야한다. 

자연과 이웃이 함께 더불어 사는 공동체정신을 중시해왔던 우리사회는 치열한 경제발전의 세월동안 그 형태와 가치를 많이 잊어버렸다. 지역공동체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살아왔던 세월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어쩌면 공동체정신을 되찾고 지속가능한 지역사회의 성장을 위해서는 우리의 이웃들이 함께 노력하여 자발적 기부문화를 조성하고 봉사와 나눔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가능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해주기 위해 '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재단'인 지역재단이 꼭 필요하다. 

국내의 지역재단 역사는 매우 짧지만 세계 최초의 지역재단은 1914년 미국 오하이오 클리블랜드 재단이 설립되면서 시작되었다. 이 재단은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정신적, 도덕적, 물질적 삶의 향상을 위해 설립됐으며, 5년 동안 지역사회의 이슈와 의제들을 만들고 실행방향을 정리하여 자선가 및 주민을 통해 시민발전기금을 조성하였다(현재 18억 달러).

초기에는 부자들의 기부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모든 계층으로 확산되어 전 세계적으로 지역재단 성장의 모체가 됐다. 클리블랜드 재단 설립이후 시카고, 보스턴, 밀위키, 버팔로 등 2010년 기준, 740여개 지역재단이 설립돼 미국의 기부문화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1천680개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독일은 최근 10년 동안급속도로 증가해 240여개가 있으며 신자본주의와 세계화로 인한 자본의 편중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유럽국가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6년 천안에서 처음으로 지역재단이 설립되었다. 시민단체들이 재정적 어려움과 지역현안문제들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지역재단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2005년 윤혜란 복지활동가가 막사이사이상 상금 5만 달러를 기탁하면서 재단설립의 발판을 만들어 600여명의 시민들이 기부한 3억4천만 원을 기금으로 '천안풀뿌리희망재단'을 설립하였다.

이후 2011년 부천희망재단, 2012년 성남이로운재단, 2013년 안산희망재단, 인천남동이행복한재단 등이 설립되어 활동 중에 있다. 

지역재단들의 주요활동은 지역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 외에 그룹홈, 청소년활동, 시민사회단체, 청년창업 지원 등의 공익인프라 인큐베이팅 사업 및 풀뿌리 지역활동가 교육 및 연수 역량강화사업, 미래세대 희망투자사업, 지역일자리 활성화연구 및 지역현안 의제도출,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를 위한 지원사업, 재능기부 컨설팅사업, 생태환경 등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공익활동 지원 등 많은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단순한 기부와 나눔을 통한 복지사회 실현 외에 함께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자발적인 시민사회운동을 활성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우리사회에서 지역재단의 역할이 미미할지 몰라도, 앞으로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지역재단은 매우 발전할 것이고 다양한 역할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지학순, 박경리, 장일순, 문창모 선생들의 이웃과 나눔의 정신이 깃들어있는 '생명의 도시 원주'가 더불어 사는 행복한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도 지역재단을 함께 만들어 봤으면 한다. 

황도근 상지대 한방의료공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