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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청 공무원이 아내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아내의 외도가 의심됐다는 폭행 동기에 대해 피해자의 유가족 및 직장동료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다. 

원주시청 6급 공무원 A(46) 씨가 아내 B 씨를 심하게 때린 뒤 119에 신고한 것은 지난 6월 13일. 구급차가 도착했을 당시 B 씨는 의식불명 상태였으며, 두개골 함몰과 여러 곳의 멍 자국 등 심한 외상을 심상치 않게 여긴 응급구조사가 경찰에 신고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B 씨는 뇌경막하출혈에 갈비뼈도 여러 개 부러져 있었으며,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42일간 혼수상태에 빠져있다 지난달 25일 숨졌다. 

그런데 B 씨가 숨을 거둔 뒤 사건이 알려지면서 A 씨가 폭행 동기로 "외도가 의심 됐다"고 진술한 내용이 전해진 것에 대해 B 씨의 유가족과 직장동료들이 또 한 번 분개했다.

원주경찰서는 단지 가해자가 폭행 동기로 '외도 의심'을 진술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사건 발단이 B 씨의 외도인 것처럼 보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보도를 접한 일부 사람들은 댓글로 '외도가 사실이면 배신감에 (가해자에게)동정표', '아내의 불륜에 배신감과 충격을 받아 무지막지한 가정폭력이 터진 것', '바람피운다고 사람을 죽이냐' 등 B 씨의 외도를 기정사실화 하는 반응을 보였다. 

B 씨의 직장동료 C 씨는 "외도를 의심해 폭행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마치 그게 사실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어 유가족과 동료들 모두 또 한 번 상처를 받고 있다"며 "B 씨는 옷 하나 사 입는 것도 아까워할 만큼 검소했고, 외도가 있었다면 동료들이 몰랐을 리 없는데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여 년 간 한 직장에 근무하며 매우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한데다 집과 직장밖에 몰랐던 사람"이라며 "오히려 최근 3~4개월 간 출근할 때 우울한 얼굴인데다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도 심해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있나 동료들이 걱정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B 씨의 유가족과 직장동료들은 경찰에 철저한 수사와 응당한 처벌을 원한다는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연명서를 받았다. B 씨의 동료들은 지난주 직장 전 직원에 해당하는 260여명의 서명을 받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A 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폭행 사실은 인정했으나 죽음에 이르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경찰서는 지난 주 A 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이번 주 검찰에 송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망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부검결과도 이번 주 안으로 나올 예정이다.  
 

한미희·박동식 기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