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장동 옛 원주칠공예주식회사 건물.

▲ 국내 최초의 근현대적인 칠정제공장으로 원주칠공예가 시작된 기념비적인 장소이다

원주 옻칠공예의 시발점인 태장동 옛 원주칠공예주식회사 복원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원주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달 20일 현장을 답사한 데 이어 지난 2일 정책총괄과 주관으로 문화재 긴급매입대상 심의회의를 열고 옛 원주칠공예주식회사 부지 1천858㎡와 건물 3개동에 긴급매입비 1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 결정에 따라 원주시는 감정평가를 거쳐 10월 추경에 추가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다. 

문화재청이 긴급매입비 투입을 결정한 것은 원주칠공예주식회사의 장소성과 역사성에 큰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콘크리트 벽제와 박공지붕 구조로 한국전쟁 직후의 건축양식을 알 수 있고 본관 중앙에 온돌 아궁이를 갖춘 숙직실을 배치하는 등 독특한 건축구조도 특징이지만 국내 최초의 근현대식 칠정제공장이라는 역사적 가치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강원도 칠공예의 시발점이자 이전까지 통영으로 국한된 나전칠기가 전국으로 확산된 장소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1957년 설립된 원주칠공예주식회사는 원주가 옻칠공예산업의 기초를 닦은 1960~70년대 그 중심에 있었다.

원주는 세계에서 첫 손가락에 꼽는 질 좋은 옻이 생산돼 '옻칠의 고장'이라 불리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옻칠공예나 나전칠기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현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태장1동 가매기 인근에 밀집했던 상공장에서 옻칠을 한 소반을 만들어 내던 것이 당시 원주 옻칠공예의 전부였다. 지역 유지들이 옻칠의 대량 소비촉진을 나전칠기에서 찾아 퇴락해 가는 원주 옻칠산업의 활로를 찾고자 했던 곳이 바로 원주칠공예주식회사였다. 

원주칠공예주식회사가 설립된 후 통영 출신인 고 일사 김봉룡(1902~1994년) 선생이 공예부장으로 원주와 인연을 맺고, 소목장 천상원 선생, 끊음질의 심부길 선생, 칠장 홍순태 선생 등을 원주로 불러 들여 원주 옻칠의 진로를 새롭게 모색했다.

1970년대 들어서는 이형만, 양유전 선생 등 지금은 원주 옻칠을 대표하는 장인들이 선생을 따라 원주에 터를 잡았다. 

원주시는 옛 원주칠공예주식회사를 매입한 뒤 일사기념관이나 원주칠공예 역사관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향후 '옻칠 뿌리 공원'으로 확대 조성해 세계 최고 품질의 옻칠 산지이자 국내 최다 칠공예 기능보유자 보유도시라는 점을 부각 시키고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특히 부지매입이 현실화됨에 따라 원활한 활용 및 관리를 위해 등록문화재 지정과 폐 산업시설 문화자원화사업 사례 등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박종수 원주시 문화재담당은 "옛 원주칠공예주식회사 건물을 보존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내 최초의 칠정제 공장 및 원주 칠공예의 발상지로서 역사성을 최대한 부각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