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자연 속 운치 그대로 음미 

기역자 유리문을 양쪽으로 밀어 제치니 초록이 짙은 나무가 벽을 이룬다. 발 밑으로 나뭇잎이 구르고, 나무를 흔든 바람이 그대로 내려와 살갗에 와 닿는다.

요즘 같은 때엔 그 앞에 자리 잡고 앉아 얼음 채운 아이스커피 한 잔이면 바랄 것이 없다. 한적한 곳에 조용히 들어선 '스케치'를 찾는 이유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무심한 듯 보이는 노출 콘크리트가 자연과 조화를 이룬 토탈리빙숍 '스케치(대표: 백숙자)'는 사계절 내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카페다. 여름엔 시원한 바람이 친구가 되어주고, 가을엔 갈색 단풍, 겨울엔 세상을 뒤덮는 순백 세상의 운치에 빠지기 딱 좋은 곳이다. 터널을 들어갔다가 다시 빠져나오는 기차소리가 간간히 들리고, 재잘재잘 산새소리가 정겹다. 

커피나 음료만 마시기엔 조금 아쉬울 땐 오징어먹물 식빵 토스트에 신선한 샐러드를 얹은 브런치를 즐겨도 좋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빵에 야채샐러드를 올리면 아삭한 식감과 잘 어우러진다.

오전시간이라면 진하고 따끈한 아메리카노가 어울린다. 국물이 칼칼한 떡국으로 식사를 해도 괜찮다. 진한 육수에 쌀떡을 넣고, 양지를 결대로 뜯어 양념을 한 다음 고명으로 올렸다. 한우 암소의 양지를 삶아 육수를 내고, 고기는 고명으로 만든다. 쫀득한 쌀떡과 부드러운 양지, 감칠맛 나는 국물이 오렌지색 용기에 담겨 눈과 입이 모두 맛있다. 

국내산 팥을 직접 삶아서 만드는 팥빙수도 이곳에서 꼭 먹어봐야할 메뉴다. 가공된 팥처럼 달지 않고 충분히 삶아서 부드럽다. 얼음과 팥을 고루 섞어 입에 넣으면 옛 생각이 절로 난다. 꼭꼭 씹어야 하는 견과류나 지나치게 단 시리얼 등 토핑에 대한 부담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백숙자 대표는 "메뉴는 단촐하지만 원두나 고기, 채소 등 모든 재료를 최상급으로 사용한다"며 "좋은 재료로 시간을 들여 정성을 다 한다"고 말했다. 

▷메뉴: 커피류(3천500~5천원), 주스·스무디(6천원), 아이스크림(6천원), 브런치류(6천~1만2천원), 빙수(9천원), 

 

토탈리빙숍…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

명륜2동에서 25년간 운영했던 토탈리빙숍을 작년에 이곳에 건물을 짓고 카페를 오픈하면서 자리를 옮겼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천장이 높은 이국적 건물에 들어서면 왼쪽이 토탈리빙숍이다.

이태리, 노르웨이, 프랑스 등 북유럽 산 주방기구와 목재가구, 침구류, 커튼, 옷, 인테리어 소품 등을 전시해 놓았다. 

진열된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커튼이나 침구류, 가구 등은 필요에 맞는 맞춤식 주문이 가능하다.

원한다면 집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인테리어를 컨설팅 해주기도 한다. 백 대표는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음식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며 "질감이나 걸러가 주는 분위기가 편안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것을 선호하는 분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위치: 금대계곡 직전 우회전(판부면 한여마을길 41) 
▷영업시간: 오전10시30분부터 밤9시30분까지 문을 열고, 일요일은 휴무.
▷문의: 733-0409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