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는 정부 작품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기업도시 조성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서 정부가 이 사업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에 집중된 기업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고자 추진된 게 기업도시 사업이다.

원주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를 모두 유치함으로써 땅값이 급등하는 등 유명세를 치뤘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기업도시 사업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으면서 원주시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05년 8월 원주, 충주, 태안, 무안, 무주, 영암·해남 등 6곳을 기업도시 개발 시범사업지로 선정했다. 당시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공모에 참여했을 만큼 기업도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재 기업도시가 정상 추진되는 곳은 원주와 충주뿐이다. 무안, 무주, 영암·해남은 포기했고, 태안은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투자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혁신도시는 정부에서 주도한 반면 기업도시는 민간기업이 주도하다보니 국내외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해 사업을 포기한 지자체가 속출했다. 원주와 충주는 수도권과의 접근성 등 투자여건이 타 지자체에 비해 우수해 원활하게 진행됐다. 

문제는 포기하는 지자체가 속출하자 정부가 당초 약속한 기업도시 인센티브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기업도시 입주기업에 대한 법인세, 취득세 감면이다.

당초에는 법인세, 취득세 감면대상이 기업도시 입주기업이었으나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 등을 개정, 창업·신설기업으로 제한했다. 이로 인해 법이 개정된 후 원주기업도시 입주기업은 전무한 상태이다. 

특히 개정된 법에 영향을 받는 지자체는 원주시가 유일하다. 충주기업도시는 기업유치가 완료됐기 때문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행자부는 조세특례제한법으로 혜택을 받는 지자체가 원주시뿐이어서 특혜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또한 초창기 기업도시 입주기업은 부지 매입비의 70%가 지원됐으나 이후 정부가 원주시를 수도권인접지역으로 분류하면서 현재는 부지 매입비의 45%만 지원되는 실정이다.

정부의 강경한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도 원주기업도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기업도시는 정부에서 주도한 사업인 만큼 정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며 "지역 국회의원들과 힘을 합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