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김문기 전 총장이 학교법인 상지학원을 상대로 제기한 총장해임 징계처분 무효확인 항소심에서 승소하며 김 전 총장이 또 다시 학교로 복귀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김 전 총장의 승소 하루 만에 고법이 과거 교육부의 이사 선임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려 상지대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 제1민사부(김재호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김 전 총장이 제기한 총장해임 징계처분 무효확인 항소심에서 상지학원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며 김 전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 씨가 해임 처분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고, 상지학원도 그 주장을 인정해 해임 처분은 무효"라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 및 교수들로 구성된 상지대학교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해당 재판에 대해 "김 전 총장과 상지학원이 무변론으로 담합한 사기 재판"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상지학원은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특별감사 처분으로 김 전 총장 해임을 요구받았으나 2차례 징계에서 각각 정직 1·2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리다 교육부의 최후통첩에 못 이겨 지난해 7월 3차 징계에서 김 전 총장을 해임했다.

그러나 당시 상지학원은 1·2차 징계와는 달리 징계위원회 의결을 생략했고, 김 전 총장은 해임 직후 징계의 절차적 하자를 들어 징계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상지학원은 1심에서 '무변론'으로 패소했고, 국회가 이를 지적해 교육부가 상지학원에 항소를 요구해 항소했지만 이어진 항소심에서 상지학원은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는 '청구인낙' 의견서를 제출했다. 결국 1심과 같이 무변론 패소를 자처해 김 전 총장의 승소를 도운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결론적으로 이날 김 전 총장에 대한 징계처분이 무효라는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김 전 총장이 다시 복귀를 시도할지 귀추가 주목됐다. 그러나 다음날인 23일 형세가 뒤바뀌었다. 

서울고등법원(윤성원 부장판사)은 지난 23일 상지대 교협과 총학생회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이사 선임처분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지난 2010년 교육부의 상지대 정상화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교협과 총학생회가 6년 만에 승소한 것이다. 

재판부는 "당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가 주도했던 상지대 정상화 과정에서 추천위원회를 통해 개방이사를 선임하지 않고 정식이사를 전부 선임한 이사 선임은 사립학교법 등 관련 법률을 위반해 위법하다"며 "개방이사 3명을 대신한 정식이사가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아 이사 선임 전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상지대는 지난 1993년 김 전 총장이 공금횡령 및 부정입학 혐의 등으로 구속된 후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 오다 2003년 정식 이사를 선출했다.

그러나 김 전 총장 측은 새로 선출된 이사들의 선임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냈으며, 대법원이 2007년 김 전 총장 측 손을 들어주며 다시 임시이사 체제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8년 교육부는 사분위에 상지대 정상화 방안 심의를 요청했고, 사분위에 따라 2010년 김 전 총장이 추천한 이사 4명이 포함된 정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이에 교협과 총학생회는 같은 해 11월 교육부의 상지대 정상화 방안이 위법하다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에서 원고적격 문제로 각하됐으며, 지난해 대법원이 원고자격을 인정함으로 파기환송돼 본안심리로 이어졌다. 

재판부 판결에 따라 피고인 교육부가 2주 이내 상고하지 않으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며, 그럴 경우 교육부는 현 이사진을 전원 선임 취소하고 임시이사를 선임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지대 비대위는 "재판부가 과거 이사 선임을 취소함에 따라 권한이 없는 자들이 선임한 현 이사 역시 무효가 된다"며 "이번 판결로 지난 6년간 고집스럽게 유지된 김문기 씨 중심의 정이사 체제는 정당성을 상실해 존립의 근거를 잃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