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현관광지 전경.

지난 1985년 관광지로 지정된 간현국민관광지가 30년 만에 새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원주시는 간현녹색충전지대 조성사업으로 오는 2018년까지 국비 70억원, 도비 21억원, 시비 49억원 등 140억원을 투입해 노후된 간현관광지를 정비하고 있다. 

원주시는 지난해 공사에 착수, 현재 관광지 외관이 몰라보게 바뀌었다. 관광지 내 상인들에게 협조를 받긴 했지만 공사가 장기간 진행되면 영업에 지장이 초래될 것을 우려해 업소 일대 도로를 중심으로 대형장비를 동원하거나 땅을 굴착해야 하는 토목공사를 지난해 상당부분 진행했기 때문이다.

관광지가 크게 정돈된 것도 눈길을 끈다. 과거에는 업소들의 평상영업, 빈 공간마다 빼곡히 들어선 텐트, 강변에서 만연했던 취사 등으로 복잡하고 질서가 무너졌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조경사업으로 녹지공간이 크게 늘어 더욱 쾌적해졌다. 

간현관광지가 시민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토목공사로 출입이 제한됐지만 현재는 정상적으로 운영돼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변화하고 있는 간현관광지를 소개한다.

▲ 간현수련원 앞에 설치 예정인 '네트어드벤처'.

업소 주변 전면 공원화 

간현관광지 내 식당, 민박집 등 20여개 업소 앞에는 평상과 천막 등 판매시설이 놓여 있었다. 평상에 앉아 삼산천과 소금산을 감상하며 백숙이나 매운탕을 먹는 것은 간현관광지의 백미 중 하나였다.

그러나 평상영업은 폐해를 불러왔다. 무분별하게 설치된 구조물이 관광지 이미지를 해치고 방문객들이 이용해야할 공간이 상인들의 전유물이 되어온 점은 논란의 소지가 다분했다. 

이 때문에 간현녹색충전지대 조성사업의 중점사안은 업소 앞 시유지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판매시설물을 철거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상인들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별다른 이견 없이 평상 및 천막 철거에 동의했다. 

원주시는 지난해 판매시설물을 철거한 이후부터 비어있는 공간과 도로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평상이 있던 곳에 나무와 잔디 초화류 등을 심어 공원으로 만들었다. 울퉁불퉁한 도로는 새로 포장했고, 자전거 도로도 만들었다. 

기존에 없던 시설물도 눈길을 끌고 있다. 야영객들이 운집하던 2단지와 3단지 사이 야영장을 폐쇄하는 대신 모래축구장과 족구장 3면을 신설, 체육활동 전용공간으로 바꿔놓았다. 관광지 전구간에 걸쳐 각종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물놀이 사고 등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방송시스템을 갖춘 CCTV 28대를 설치했으며, 2단지에는 화장실을 새로 지었다. 

하반기부터 신규사업 추진 

간현관광지 환경이 대폭 개선돼 보이지만 관광지가 썰렁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각종 시설물이 관광지에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실망하기는 이르다.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기본 바탕이 되는 토목공사와 조경사업이 주를 이뤘다면 하반기부터는 비어있는 공간에 필요한 시설물을 확충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작년처럼 전구간을 굴착하는 공사가 아니기 때문에 관광지는 큰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관광지 입구 주차장은 나무가 어우러진 주차장으로 바뀐다. 주차장 일부 지점을 굴착한 뒤 그 자리에 나무를 심어 녹지공간을 확충하고 그늘을 제공할 계획으로 7월 말부터 3개월간 공사가 이뤄진다. 원주시는 여름 성수기에 차량들이 몰려 주차공간 확보가 관건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해 주차장 전면을 동시에 굴착하지 않고 조금씩 나누어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간현관광지 제일 끝에 위치한 3단지 야영장은 관광지 메인 야영장으로 거듭난다. 목재로 사이트를 구획하고 전기시설, 취사장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원주시는 오는 7월 공사를 발주, 한달 정도 공사를 한 뒤 9월 개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과거 관광지 내 야영은 무료였고 장소에 별다른 제약 없이 빈 공간만 있으면 텐트가 들어서 혼란을 야기했지만 앞으로는 3단지 야영장에서만 야영을 허용하고 시설 개선과 함께 유료로 전환한다는 게 원주시의 방침이다. 

이 밖에도 원주시는 올해 안으로 기존 풋살장으로 사용되던 부지를 들머리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여름 성수기 전에는 일부 화장실을 리모델링 하고 야외 샤워기를 설치할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관광지내 업소 뒤편 사면을 산책로로 개설하면서 다양한 야생화와 나무를 심어 경관을 가꾸기로 했다.

새로운 콘텐츠 접목 

원주시는 간현관광지 외형을 아름답게 가꾸면서도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관광지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우선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각광받을 놀이시설이 들어선다. 올 가을 간현수련원 앞에는 그물과 놀이시설을 접목한 '네트어드벤처'가 들어설 예정이다. 네트어드벤처는 나무나 지지대에 설치한 그물로 이뤄진 신종 놀이시설로 프랑스 등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국내에선 도입단계에 있다.

간현관광지에 설치될 네트어드벤처는 간현수련원 앞에 자리 잡게 된다. 나무를 중심으로 허공에 튼튼한 그물을 설치하고 통로나 나무다리 등 놀이기구가 포함된 시설물이 설치된다. 

원주시는 또 간현관광지 시작점부터 끝 지점까지 폐선로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순환열차 운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현관광지는 정비사업과 함께 차량 통행을 제한하기로 했는데 방문객들이 관광지 내에서 이동할 때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순환열차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간현레일바이크와 혼선이 불가피한 만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원주시는 차량을 대신할 대체이동수단으로 자전거를 내세우며, 자전거 대여소 운영을 구상하고 있다. 

한편 원주시는 내년부터 사업을 완료하는 2018년까지 카누체험, 암벽등반프로그램 등 각종 체험프로그램과 부대행사, 축제 등 다양한 콘텐츠를 도입할 계획이다. 

변화 중심에 선 상인들 

간현관광지 변화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상인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상인들은 낙후된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관광지 발전을 견인하자는 취지로 작년 말부터 '간현사회적협동조합'을 추진, 지난달 말 인가를 받았다. 전국 226개 정부 지정 관광지 중에서 상인들이 만든 최초의 협동조합이다. 

상인들도 간현관광지처럼 옷을 갈아입을 계획이다. 상당수 업소들이 업종을 전환하거나 건물을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관광지 내 음식을 판매하는 업소들의 메뉴는 백숙, 매운탕 등으로 국한됐으나 다양한 욕구에 맞춰 업종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일부 업소들이 토속음식점, 카페, 바비큐장 등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민박시설 현대화를 위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간현사회적협동조합은 향후 야영장, 체육시설 등 관광지 시설물을 직접 운영해 방문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관광지와 연계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개발할 방침이다.

▲ 업소 앞 평상이 있던 자리를 공원화하고 도로를 정비했다(좌). 불법행위·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CCTV 28대를 설치했다(우).

간현관광지 이용 시 유의사항 

간현관광지는 정비사업을 계기로 도보 중심 관광지를 추구하고 있다. 현지 상인이나 특별한 목적을 가진 방문객 이외에는 차량 진입을 통제하기 때문에 차량은 주차장에 세우고 도보로 이용해야 한다. 

또한 깨끗한 관광지를 유지하기 위해 취사, 야영, 낚시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오는 9월 개장 예정인 야영장은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제로 변경된다. 소금산과 암벽장, 체육공원 등 기존 시설물과 식당·민박집은 정상운영 한다.

▷문의: 731-4088(간현관광지 관리사무소)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