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원주여고 부지 활성화 대책위원회는 지난 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원주여고 터 문제와 관련, "공약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정치권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옛 원주여고 터 복합 문화커뮤니티센터 조성사업이 지지부진 하면서 지역사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역 주민들은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 최문순 도지사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벼르고 있고, 최 지사의 예술인 비하 발언에 분노한 지역 예술인들은 발언 취소와 사과,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명륜동과 원인동, 개운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옛 원주여고 부지 활성화 대책위원회(위원장: 조능식, 이하 대책위)는 지난 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원주여고 터 문제와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회견문에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최문순 도지사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옛 원주여고 터에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에 기대를 건 원주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정치권의 무관심과 의지 부족으로 지금까지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옛 원주여고 터가 3년 간 폐허속에 방치되면서 청소년 탈선장소, 각종 해충, 전염병의 온상으로 전락해 주변 상권이 날로 붕괴되고 있다"고 호소한 대책위는 "강원도와 도의회가 옛 원주여고 터 활성화 대책을 포함해 원주를 너무 홀대하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며 "원주시민들을 우롱하고 원주여고 문제가 계속 미뤄진다면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책위는 최 지사를 향해 "옛 원주여고에 대한 선거공약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한 뒤 "종축장 터와 옛 원주여고 터 맞교환을 조속히 도의회에 상정할 것과 문제해결을 위해 도의회와 도교육청 설득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와함께 지역 도의원들과 원주시를 대표하는 원주시장, 원주시의회의장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같은 날 원주예총(회장: 김주완)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최 지사의 예술인 비하 발언 철회와 사과, 옛 원주여고 터와 관련된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원주예총과 일부 도의원들에 따르면 최 지사는 지난달 19일 지역 도의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문화예술인은 거지' '지역경제에 도움이 안된다'는 등의 문제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동석한 A 도의원은 "옛 원주여고 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로 의도와는 다르다"고 했지만 지역 예술인들은 "문맥상의 뜻을 떠나 최 지사가 문화예술인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단정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원주예총은 성명서에서 "예술인을 폄하하고 비하하는 표현은 평소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간담회 자리에서 결코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라며 "옛 원주여고 터에 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를 조성하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문화예술인을 핑계로 이행하지 않겠다는 본심을 드러 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원주예총은 또 "옛 원주여고 터 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 조성은 도지사와 원주시장의 공약으로 공약만 잘 이행하면 된다"면서 "간담회에서의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할 것과 옛 원주여고 터와 관련한 공약을 즉각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김주완 원주예총 회장은 "예술인이 영세하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는 근시대적 발언은 자치단체장으로 최악의 발언"이라면서 "원주예총은 문화예술인들이 폄하되는 현안에 단호히 맞설 것이며, 우리 요구가 관철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지사는 이날 오후 강원예총 회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