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친환경농산물 시장이 축소되면서 지역 생협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2014년 2조4천221억원에서 2015년 2조3천664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1조8천753억원으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배면적도 2010년 19만4천여㏊에서 2014년 10만여㏊로 줄었고, 재배농가도 19만8천여가구에서 2013년 말 12만6천여가구로 감소했다. 

이처럼 시장규모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관행농산물에 비해 친환경농산물의 소득 수준이 담보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07년만 해도 관행농산물 보다 유기농산물은 2배, 무농약은 1.7배, 저농약은 1.6배 가격이 높았다. 

하지만 가격 차이는 계속 줄어 2014년에는 유기·무농약 모두 관행의 1.5배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저농약농산물은 0.8배로 떨어져 관행 농산물보다 가격이 하락한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저성장과 경기침체로 인해 상대적으로 비싼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위축도 친환경농산물이 설자리를 잃게 만들고 있다. 

이로인해 원주생협과 원주한살림생협도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다. 원주생협은 꾸준한 매출액 상승을 기록했지만 2014년 17억원을 기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원주한살림생협도 2014년 58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56억원으로 매출이 줄었다.

문제는 생협의 마이너스 성장이 지역 친환경농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생협은 생산자 단체인 농민과 소비자 단체인 도시민이 상생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시장규모가 축소되면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관행농법으로 돌아가거나 농업을 포기할 수도 있어 지역 친환경농산물 시장의 쇠퇴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원주생협의 경우 친환경농업 조합원은 2010년 260명에서 2015년 208명으로 줄었다. 

생협 조합원은 "친환경농업이 관행농업에 비해 노동력은 2배가 투입되지만 소득에는 별 차이가 없다"며 "이런 기조가 확산되면 호저나 귀래 등 원주지역 친환경 재배농가가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 배가운동, 친환경농산물 소비가 타계책 
원주생협은 원주만이라도 친환경농산물 시장이 붕괴되는 것을 막기위해 생산자 조합원과 소비자 조합원을 직접 연결시켜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100여명의 생산자 조합원 중 상당수가 호저면에서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얼굴 사진과 함께 전달하고 있는 것. 

원주생협 구교선 이사는 "지난 2일을 유기데이로 정하고 호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홍보했다"며 "소비자와 생산자 간 연대를 강화해야 친환경농산물 시장의 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주생협은 이와 더불어 신규조합원 확대에도 노력해 지역 친환경농산물이 더 많이 공급될 수 있도록 조합원 배가운동을 벌이고 있다. 

원주한살림생협도 조합원이 친환경농산물을 지금보다 확대 구매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하종우 원주한살림 사무국장은 "30~40대 조합원들이 주로 찾는 농산물을 매대에 더 많이 배치할 수 있도록 논의할 것"이라며 "시민들이 생협운동에 관심을 갖고 친환경농업인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