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원주 전체 초·중학교 학교급식으로 원주푸드가 공급된다. 원주시는 강원도원주교육지원청과 협의해 6월 1일부터 72개 초·중학교 3만1천여명의 학교급식으로 원주푸드를 현물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동안에도 일부 학교에는 원주푸드가 공급됐다. 원주시학교급식지원센터가 민간업체와 경쟁해 수주한 것이었다. 입찰에 참여하거나 수의계약을 따내는 방식이었지만 학교급식지원센터에는 불리했다.

원주농민의 수익증대 등 공공성을 담보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원주의 모든 초·중학교에, 그것도 원주푸드를 현물로 공급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초·중학교의 연간 학교급식 예산은 120억원에 달해 원주농민들로서는 대규모 판로가 확보된 셈이다.

원주시와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원주원예농협은 초·중학교 학교급식의 현물 지원을 지난 2013년부터 추진했다. 학교장, 학교운영위원장, 학교 영양사 등과 잇따라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학교급식심의위원회는 지난 1월 학교급식의 현물 지원을 의결했고, 원주시는 관련 조례를 정비하는 등 체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총론에는 모두 동의했지만 각론에서 부딪혔다. 우리지역에서 생산된 안전한 농산물을 아이들에게 공급한다는 데 반대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농산물 품질규격 등 각론에서는 의견조율이 쉽지 않았다.

특히 71개 초·중학교에 근무하는 영양사 71명의 입맛을 모두 맞추기는 불가능했다. 그동안 민간업체는 많아야 10곳 내외의 학교에 식재료를 공급했기 때문에 영양사별로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전체 초·중학교 영양사들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는 교집합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총론이 전제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우선 시행 후 보완하기로 했다. 학교급식지원센터에서 농민들로부터 농산물을 공급받아 학교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영양사들의 개선 및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농산물 표준규격을 만들고, 농민들에게 홍보 및 교육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공급체계를 만들 계획이라고 원주시 관계자는 전했다. 

초·중학교 학교급식 현물공급이란 큰 산을 넘었지만 원주푸드 사업은 아직 팡파르를 울릴 단계는 아니다. 원주푸드 사업의 궁극적 목적은 원주시민의 식생활 개선이기 때문이다. 원주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적정한 가격을 보장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지역에서 생산 가공돼 2단계 이하의 유통단계를 거쳐 시민에게 공급되는 식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조건에 부합하려면 우수하고 안전한 지역농산물이 원주에서 직거래로 유통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또한 원주푸드 장점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원주시민은 당연히 원주푸드를 구입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생산자인 농민과 행정의 노력은 물론 시민들의 화답이 있어야만 전국 최고의 로컬푸드 성지를 만들 수 있다"면서 "지속가능한 생산방식은 대대손손 원주를 청정한 도시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