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석탄공사 노동조합은 지난 18일 대의원 정기총회를 열고 정부의 폐광방침 철회 및 관계 공무원 처벌과 총파업을 결의했다.

공공기관 구조조정 일환으로 정부가 에너지 공기업 기능조정을 추진하면서 대한석탄공사가 문을 닫게 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석탄공사는 물론 지역사회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16일 '만성적자 석탄公社(공사) 문 닫는다' 제하 기사에서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석탄공사 3개 탄광을 순차적으로 폐광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석탄공사 부채가 1조5천989억원에 달하고, 매년 1천억원 가까운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석탄공사를 정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것. 

석탄공사는 3개 탄광을 운영하고 있는데 화순탄광은 2017년, 장성탄광은 2019년, 도계탄광은 2021년 폐광시킬 것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석탄공사가 운영하는 모든 탄광이 정리되면 탄광을 지원하는 대한석탄공사 본사 또한 운영이 불가능해 정부 구조조정의 칼 끝이 석탄공사로 향했다는 보도였다. 

대한석탄공사는 2014년 12월 15일 서울에서 원주로 이전했으며, 2021년 3개 탄광이 폐광될 경우 이전 인력 1천300여명의 임직원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석탄공사는 2014년 말 기준 1천368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중 본사인력은 10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탄공사 노조 총파업 결의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대한석탄공사 노동조합(노조위원장: 김동욱)은 총파업으로 맞섰다. 석탄공사 노조는 언론보도 당일(16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탄광의 감산과 폐광은 탄광 노사간 합의가 전제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3개 탄광의 폐광을 의결한다는 것은 대한석탄공사 노동조합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정부의 탁상행정에 분노를 느끼고 총파업으로 강력히 투쟁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석탄공사 본사에서 열린 2016년 정기 대의원 대회에서도 노조는 "기재부가 공기업 기능조정 안을 확정하면 공기업운영위원회에 제출하는데 공기업운영위원회는 이 안을 부결시킬 수 없다"며 "정부는 보도 내용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정부 방침이 철회될 때까지 투쟁할 방침이다. 

석탄공사가 총파업을 결의하자 석탄수급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우리나라 석탄 탄광은 총 5개이며, 이곳에서 연간 170만톤의 석탄이 생산된다. 이중 3개 탄광을 맡고 있는 석탄공사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연간 100만톤의 석탄생산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대의원 대회에서 "석탄 생산 중단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며 기재부의 폐광 방침 철회와 관계자 처벌을 요구했다.  

"만성적자 책임은 정부"
한편 김동욱 노조위원장은 이 날 "석탄공사 부채 책임이 정부에 있는데 방만경영으로 석탄공사 임직원을 몰아넣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950년 석탄공사가 설립된 이후 석탄은 국민의 87%가 사용한 대중적인 연료이고, 정부는 가격고시제를 통해 엄격히 가격을 통제했다"며 "현재 석탄의 생산단가는 1톤당 24만~25만원이지만 판매가격은 14만~15만원이어서 사실상 적자발생의 원인은 정부정책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화순, 장성, 도계탄광에 수백억원의 시설 장비를 갖추고 나서 폐광을 결정하는 정부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도 서민들은 매년 150만톤 이상 석탄을 쓰고 있어 폐광 조치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산업부 "구체적 방안 결정되지 않았다" 해명
산업부는 지난 16일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를 냈다. 산업부는 "정부는 현재 에너지공기업 기능조정방안을 마련중이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전혀 결정된 바가 없다"며 "석탄공사 정리 문제도 결정된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탄광의 감산과 폐광은 탄광 노사간 합의가 필수적이고 석탄공사 정리를 위해서는 부채 처리를 위한 재원조달 방안이 확정되어야 하는데 중기재정계획상 화순탄광 예산이 미반영돼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