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학교 우유급식 입찰방식을 최저낙찰방식으로 변경하자 지역 우유업체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작년까지 각 학교는 2천만원 이상 유제품을 공급받을 때 입찰 사정률 방식에 의해 공급업체를 선정했다.  

학교가 제시한 기준금액에서 입찰 하한선인 87.7%의 사정율을 두어 경쟁입찰을 진행했던 것. 87.7% 이하의 금액으로 물건을 납품받을 경우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은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사정율을 없앨 것을 통보했다. 지방재정교육 효율화 명목인데, 최저낙찰가로 우유를 공급받을 경우 그 만큼 학부모 부담이 경감될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교육부는 올해 초 전국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우유급식업체 선정 시 최저낙찰방식을 도입하라"고 주문했다. 올해부터 원주의 87개 초·중·고등학교도 2천만원 이상 우유급식을 납품받을 경우 최저낙찰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최저낙찰방식을 적용하자 유제품 대기업들이 원가 후려치기로 우유급식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우유 재고량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대형 우유업체들이 생산 원가에도 못 미치는 입찰가를 써내고 있기 때문. 정부는 200㎖ 우유 급식의 적정단가를 430원으로 고시했지만 메이저 업체들은 학교 입찰 시 200원 안팎의 입찰가를 써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A업체 관계자는 "생산원가가 370원 수준임에도 대기업 우유업체는 최저 190원까지 써내는 것을 봤다"며 "우유 생산량이 월등한 대기업은 원가 이하로 후려치기가 가능하지만 지역업체들은 이렇게 하면 경영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지난 2월 열린 S초등학교 우유업체 선정 입찰에서는 대기업인 S업체가 230원을 써내 기준가 430원의 57.9%로 낙찰됐다. 지역업체들은 최저낙찰방식 시행으로 우유 낙찰건수가 거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A업체 관계자는 "우리업체에 원주출신 직원이 60명 가까이 되고 다른 업체도 100명 정도 일하고 있다"며 "유제품을 생산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을 해왔는데 정작 도움이 절실한 시점에 도움을 받을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도 "학교에서 최저입찰방식을 고수할 경우 우유대리점은 물론 제조업체까지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매출이 50% 이상 줄었고 더 악화될 경우 지점 폐쇄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