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경내에 있는 국보 제101호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해체 보고식이 지난 22일 오후2시 고궁박물관 대강당에서 해체보고회와 탑 현장의 부재 해체시연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나선화 문화재청장을 비롯한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 김동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등 역대 소장과 정영호 전 단국대 석좌교수 등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해체보고회에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지광국사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우며 특이하고, 화려한 탑으로 중국적이지도 한국적이지도 않고 중앙아시아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며 "사리기의 유리컵은 이란의 골란고원에서 생산한 유리컵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영역이 얼마나 넓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라며 "1911년 원주 법천사지를 떠나 9군데를 거치는 아픔과 6.25 동란 때 파손되는 등 우리나라 어려웠던 시절의 아픔을 다 안고 있는 문화재"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업은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중앙박물관이 협업으로 진행했는데, 모든 지식과 기술, 정보와 전문성을 발휘하여 제대로 복원하는데 온 힘을 쏟을 것이고, 이 복원의 역사가 결실을 맺어 흩어져 있는 모든 조건들이 하나로 모이는 아름다운 역사를 다시 만들 수 있는 기회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해체복원사업의 주체인 국립문화재연구소 최맹희 소장은 "탑의 파손으로 인한 원형유지 문제와 더불어 최근 환경적인 영향문제까지 더해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라 해체복원을 하게 되었다"면서 "해체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능한 안전과 제반 문제에 대해 적극 검토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 건축, 미술 등 관련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실측과 연구 분석 제반내용을 기록하여 차후 문화재 복원에 귀중한 자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체시연은 탑이 있는 곳에서 석탑의 '보주'를 기중기로 들어 내리는 것으로 마쳤다. 지광국사탑은 2013년도 석조문화재 보존관리용역에서 풍화훼손도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을 정도로 매우 취약한 상태로 판정받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5년 9월 문화재위원회 건축분과위원회에 처리문제를 상정하여 심의한 결과 보존처리 후 석탑의 적정위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고 기본부재에 몰탈 제거 시 단단하게 접착된 부분에 대한 제거는 신중을 기할 것과 석재 선택 및 보강 또한 신중을 기하라는 조건부 가결을 받았다.

해체복원 및 보존처리의 실무를 책임지게 될 이규식 문화재보존과학센터장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개년 사업으로 총사업비 13억8천만 원을 투입하여 보존과학센터가 직접 추진하며, 작업 진행은 석탑해체, 세척, 시멘트몰탈제거, 접착, 강화처리 등 보존처리 실시를 통해 보존처리 재료 개발 등 학술연구를 병행하여 진행된다"고 소개했다.

특히 보존처리가 끝나는 2019년에는 현장에서 제 모습대로 탑을 쌓아 보강 및 보존 처리된 탑의 각 부재들이 실제상황에서 어떤 변화와 반응이 있는지 살핀 후 문제가 없을 경우 문화재위원회의 심의의결대로 탑의 적정 위치에 대한 논의에 들어갈 것임을 밝혔다. 이날부터 해체된 탑 부재는 4월 6일 대전으로 이송,  본격적으로 복원작업에 들어갔다.

해체가 시작된 이날 오후1시30분 원주 한지테마파크에서는 '지광국사탑 본래자리 이전추진위원회' 준비모임이 있었고, 이 자리에서 김상환 준비모임 추진위원은 "이번에는 힘을 모아 반드시 지광국사탑이 본래의 자리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히면서 "많은 시민들의 관심 및 추진위 활동에 동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진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