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7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원주가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된 것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원주가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원주시민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문화체육공원이 들어설 옛 주한미군기지 캠프롱이 유력한 후보지로 언급되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원주시는 캠프롱에 문화체육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현재까지 전체 토지매입비 694억원 중 529억원을 납부한 상태다. 게다가 오는 6월 말까지 나머지 잔금을 완납한다는 계획이다.

노병일 원주시 도시재생과장은 "토지매입비의 80%를 납부하는 등 이미 문화체육공원사업이 상당히 진척된 상황에서 원주시와 어떠한 협의도 없이 캠프롱이 사드 후보지로 거론됐다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 했다"면서 "시민들이 캠프롱 문화체육공원 조성사업에 기대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시민들과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미군과 국방부의 공식 입장을 주시하고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캠프롱을 조기 반환받고 문화체육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범시민 운동을 펼쳐온 '캠프롱 조기반환 촉구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신상운, 이하 대책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서명운동을 펼쳐 시민 12만528명을 상대로 서명부를 작성하고 환경부, 국방부, 국무조정실 등 정부를 상대로 원주시민 의지를 표명해온 대책위는 상실감이 크다.

신상운 대책위원장은 "캠프롱에 문화체육공원이 조성되면 시민 삶의 질이 향상되고 북부권 경기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주민들이 불안감에 휩싸였다"며 "이 자리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태장2동은 물론 원주시민들의 생존권도 위협받게 될 것이기에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한 목소리를 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강원본부, 원주시민연대, 원주인권네트워크 등 지역 30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미사일 원주 배치 반대 시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서재일, 김한성)'를 구성해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원주시민은 지난 50년간 캠프롱 주한미군기지로 인해 기지오염과 소음피해 등으로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며 "지금도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는데 문화체육공원 조성사업에 제동이 걸리고 강력한 전자파로 인해 시민 건강까지 위협받는 상황을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주를 사드 배치 후보지에서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면 35만 원주시민, 150만 강원도민과 함께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동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