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정형외과의원 내원자 중 C형간염 환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C형간염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가운데 지난 한 주간 1천300여명이 검사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5월 폐업한 한양정형외과의원을 방문한 환자 중 115명이 C형간염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그 중 101명이 치료가 필요한 'RNA(리보핵산)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관련기사 2월 15일자 1면 보도)

이에 원주시보건소(이하 보건소)는 지난 15일부터 C형간염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C형간염 및 B형간염, 에이즈, 매독 등 혈액매개 감염병 무료 검사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소는 당초 보건당국이 '자가혈 주사시술(PRP)'에 1회용 주사기 등을 재사용한 점이 의심된다고 발표함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자가혈 주사시술자 926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대상을 내원자 및 가족까지 확대하면서 대상자는 1만5천명으로 늘었다.

지난주 5일간 1천300명이 검사소를 다녀갔으며, 일평균 250명이 꾸준히 검사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약 3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라 전체 대상자에 대한 검사종료 시기는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C형간염비상대책본부는 상황실을 함께 운영하면서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대상자에게 우편이나 SNS 등으로 안내하고 있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순서대로 개별 통보하며, 검사 대상자가 많은 만큼 C형간염 감염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C형간염비상대책본부에 따르면 해당 병원이 정형외과여서 노인 환자가 많았을 것으로 추측되며, 현재까지 검사소를 찾은 대다수가 노인 환자라고 설명했다.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C형간염이 감염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감염자들이 병원장을 대상으로 치료비 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병원을 폐업한 후 다른 병원 봉급의사로 일해 온 원장 A(59) 씨는 지난주 근무를 중단한 상태다.

원주경찰서는 지난 16일 조사에 착수해 현재 진료기록을 분석하는 등 자료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진료차트가 많아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A 씨에 대해서도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며, 간호사 등 병원 근무자들 역시 순차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동일한 사태가 발생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의 경우 피해자들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중재·조정을 신청한 데 이어, 얼마 전 다나의원 원장이 참여를 결정해 현재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결과에 따라 해당 원장이 당장 손해배상을 할 수 없더라도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통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환자에게 배상금을 우선 지급할 수 있어 피해자 보상에 대한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또한 보건당국은 C형간염 중 유형에 따라 건강보험 적용이 어려워 환자 부담이 상당한 것을 감안해 C형간염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에 감염됐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체의 면역반응으로 인해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