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직원의 50%가 장애인, 당기순이익은 몇 백만원 수준 그러나 영업수익의 70%를 사회 환원, 근로자 이직률 10% 미만, 그리고 사회적기업. 지난 2005년부터 주유소 판촉물을 제조·판매하는 주식회사 인스의 기업 키워드이다.

인스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7명의 지적·지체 장애인과 7명의 비장애인이 주유소 판촉 화장지를 생산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한 달 급여로 120여만원을 받는데 최저임금 수준이지만 경제적 자립은 물론 사회생활 능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몇몇 시설에서 월 10만~20만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것에 비하면, 노동력을 제공하고 당당히 비장애인과 비슷한 수준의 급여 혜택을 받는 셈이다. 인스는 이렇게 원주에서 11년간 회사를 운영해왔다. 

인스의 대표는 이상훈(49) 씨이다. 그는 회사를 설립하기 전 SK그룹에서 일했다. 전국 주유소에 석유 판매를 하고 회사를 퇴사하기 전에는 SK직영주유소를 직접 운영했다. 자연스럽게 주유소 판촉물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전국 1만2천여개 주유소에 판촉물을 납품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 회사를 설립했다. 

2005년 창립 당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장애인 고용을 권유했다. 1~2명 씩 고용했는데 그것이 인연이 돼 많게는 10명 가까이 장애인을 고용한 적도 있었다.

이 대표는 "저희도 기업인지라 생산성이 많이 떨어지는 분들은 고용이 어려워요. 물론 처음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분들도 회사에 적응하고, 움츠렸던 마음도 활발하게 바뀌면서 주위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처음엔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장애인들을 몇 달간 훈련시켜야 가능한 일들을 비장애인이 단 몇 주만에 해내는 것을 보면서 직원들이 '이분들과 왜 함께 해야하는지' 의문을 품게 됐던 것.

이 대표는 "우리 회사는 장애인분들이 한 곳에서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작업을 맡으면 다른 일도 할 수 있고 그러면서 일반직원들과 함께 손발을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성을 키우고 있어요. 급여나 복지가 충분치는 못하지만 최대한 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이곳에서 적응을 못하고 포기하면 다른 곳에서도 힘들 것이라고 비장애인 근로자들에게 이야기 합니다. 동료로서 장애인들을 배려하고 맞춰가고 있는데 그런 점 때문에 일부 장애인들은 퇴사한 뒤 다시 인스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스를 운영하면서 장애인 근로자들이 실질적인 자립을 이룰 수 있는 회사체계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장애인 근로자들은 보통 그룹홈 생활을 하다 회사에서 일하고 그렇게 퇴직해서 다시 시설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 재산을 늘리고 경력을 쌓아 퇴직 후에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기를 이 대표는 꿈구고 있다.

이 대표는 "장애인 분들은 이직률이 높고 직장을 나와 다시 삶의 희망을 잃어 버리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우리 회사를 다니는 직원분들만이라도 이런 부분에서 완결적인 생활을 이룰 수 있었으면 하는 게 제 소망입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