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매량이 늘어나고 쌀 값 하락이 지속되면서 지역농협들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A농협은 지난해 4천658톤의 벼를 수매했다. 2014년 3천435톤보다 1천223톤 늘었으며, 2013년에 비해서는 2배가량 수매량이 증가했다. B농협도 지난해 7천677톤의 벼를 수매했는데, 2013년 5천820톤에 비해 1천857톤 늘었다. 

문제는 벼 생산량 증대가 수익 악화로 이어져 미곡처리장(RPC) 경영난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자 폭이 확대될 경우 자칫 RPC 사업을 축소하거나 접을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남부지역 저가미와 경쟁해야 하는 원주 RPC들은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농협 토토미 20㎏ 원가는 4만8천원대이다. 남부지역 쌀은 20㎏당 3만5천~3만8천원대에 판매되고 있어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 

B농협 관계자는 "수매한 쌀을 주로 식당에 판매하고 있다"며 "원가가 4만8천원인데 4만6천원에 식당에 공급해도 남부지역 저가미와 1만원 이상 차이가 나 판매가 힘들다"고 말했다. B농협은 지난해 수매량이 늘어나자 수매가를 40㎏ 1포당 6천원 정도 낮췄지만 5억600만원의 적자를 봤다.

양곡처리장(DSC)을 운영하는 A농협 관계자도 "정부가 쌀 가격 변동에 대한 책임을 농협들에게 지우고 있고, 그나마 적자에 대한 지원도 RPC에 국한돼 있다"며 "우리 농협은 RPC로 인정받지 못해 지난해 20억원 가량 적자를 봤다"고 전했다. A농협은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벼 수매가 대비 판매가가 낮아 적자분이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농협들의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RPC 폐업도 현실화 되고 있다. 최근 C RPC의 폐업 여부가 농민들 사이에서는 화두거리가 됐다. C RPC의 경우 매년 남원주·소초·신림·판부농협 조합원이 생산한 벼를 수매해왔다. 

하지만 조생종 벼의 경우 시장에서 큰 수요가 없기 때문에 지난해 C RPC는 일부 지역농협 벼를 수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해 약 4억원 정도 적자를 기록해 경영압박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농협 관계자는 "2009년 대풍 때에는 정부가 잉여생산물량 전량을 격리했지만 올해는 일부만 격리해 시장이 술렁인다"면서 "쌀 매입량은 늘어나 부담이 큰데 시장에서는 팔리지 않으니 개인사업자들은 폐업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