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인권네트워크 소속 12개 시민단체는 1일 성폭력사건 시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이상현 의장에게 전달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친족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A 시의원 사건으로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원주시의회가 의정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의정활동비 지급을 제한하도록 조례 개정을 추진 중이어서 주목된다.

원주시의회는 '원주시의회 의원 의정활동비 지급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의원직을 상실하지 않았지만 구금 상태 등 의정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의원의 의정활동비 및 여비 지급을 제한해 불합리한 의정활동비 지급을 개선하겠다는 것으로, 안이 확정되면 의원 발의로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 의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공소 제기된 후 구금상태에 있는 경우에도 그 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해당 의원이 직을 유지하고 있는 한 징계를 받더라도 아무 제재 없이 의정활동비, 월정수당, 여비 등을 모두 지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A 시의원 사건이 터지면서 시민사회단체의 강경한 요구도 있었지만, 의원들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조례 개정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억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법원 판결에 의해 무죄로 확정된 경우에는 그 동안 지급하지 않은 의정활동비 및 여비를 소급해 지급한다는 내용을 함께 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가 A 시의원 사태를 계기로 시의회에 촉구한 해당 의원의 제명과 원주시의원 행동강령 조례 개정 등은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단체는 성폭력, 아동학대, 살인 등 반인륜적 범죄 연루자에 대해서는 사건발생 즉시 징계와 의원직 사퇴가 가능하도록 구체적이고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의회는 면밀한 연구와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A 시의원 사건의 경우 피해자와 피의자 양측의 주장이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이어서 일단 법원의 판단을 지켜본 뒤 징계 수위 등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위기다. 

앞서 원주시민연대와 원주여성민우회 등 원주인권네트워크 소속 12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1일 시의회 로비에서 '원주시의원 친족 성폭력사건 관련 시민단체 기자회견'을 열고 A 시의원의 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최근 발생한 원주시의원 성폭력 사건은 시민들에게 놀라움과 경악을 주고 있다"면서 "특히 친족 강간죄는 문명사회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반인륜적·반사회적 사건"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시의회의 사과와 해당 시의원의 제명, 재발방지 대책 강구 등을 요구하고 성폭력사건 시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이상현 의장에게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