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 출신인 장기하(64) 치악수석회 회장은 지역에서 이름난 수석 전문가이다. 올해 1월부터 1974년 창립 이후 원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수석 모임인 치악수석회의 회장을 맡게 됐다.

지난해 영월교육장으로 퇴임한 그가 교직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모은 수석은 1천개에 달한다. '탐석(探石)'을 위해 국내 전역은 물론 해외까지 찾아가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장 회장은 귀래면 운계리 출신으로 귀래초, 대성중·고, 춘천교대를 거쳐 지난 1973년 영월 쌍룡초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으며, 귀래초, 안창초 등에 근무하다가 원주교육지원청, 영월교육지원청, 강원도교육청에서 장학사를 지냈다.

이어 횡성 둔내초와 횡성초 교장, 강원교육과학정보원 교육연구관, 원주교육지원청 교육과장 등을 역임했으며, 영월 청령초 교장을 거쳐 영월교육지원청의 공모교육장을 역임하는 등 42년간 교직에 몸담았다.

이처럼 그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평범한 교육공무원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에겐 남다른 취미가 있었다. 바로 수석이다.

장 회장이 수석에 눈을 뜬 것은 지난 1980년 귀래초교에 근무할 때이다. 당시 동료 교사들과 함께 부론면 단강리 일대에서 좋은 돌을 보게 되면서 수석에 매료됐다.

그러나 수석과의 인연은 짧았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저녁에 상지대와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을 다녔고, 1998년부터 장학사로 근무하면서 수석을 위해 시간을 쪼개기가 어려웠던 것.

수석을 다시 시작한 것은 2006년 둔내초 교장으로 재직하면서부터다. 오랜 기간 수석을 갈망해왔고 여러 학교에 몸담으면서 학교 주변에서 아름다운 돌을 눈여겨보면서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 수석을 포기했으나 교장으로 취임한 뒤 시간을 할애하는 법을 터득했고 본격적으로 수석활동을 할 수 있었다.

장 회장은 주말을 이용해 전국을 누볐다. 원주 남한강과 더불어 동강, 서강, 평창강, 내린천 등 강원지역을 비롯해 동해 물치, 인천 소청도, 충청 호도와 녹도, 전남 거금도 등 동해, 서해, 남해와 제주에 이르기 까지 전국 곳곳을 찾아갔다.

강변과 바다를 다니며 수집한 돌을 수석 동호인 사이트에 올리면서 수석인들과 교류했고, 강원수석회, 치악수석회 회원으로 참여하면서 폭 넓은 활동을 펼쳤다. 또한 '수석의 미'라는 월간 수석잡지에 7년간 80회에 달하는 칼럼을 싣는 등 전국 수석인들 사이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장 회장은 특히 지난 2011년 8월 중국 연길을 방문해 두만강수석회 회원들과 함께 두만강을 탐석했던 것이 기억이 남는다고 한다. 2010년부터 장 회장의 홈페이지를 통해 교류했던 두만강수석회 김봉세(2012년 작고) 회장과 인연이 닿아 2011년 두만강을 찾아갔다.

그해 11월 두만강수석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강원지역 수석회원들과 교류를 했다. 올해 7월에는 당시의 추억을 되새기며 다시 한 번 두만강 탐석길에 오를 예정이다.

"자연을 벗 삼아 수석활동을 하면서 물과 바람과 모래가 만들어낸 돌에 매료됐으며 이를 통해 더욱 건강해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한 장 회장은 "교직을 떠난 이후 탐석을 위해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며 "오래도록 수석을 즐기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실동에 거주하는 장 회장은 지난해 흥업면 매지리 미촌마을에 20평 남짓한 집을 지어 수석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밭도 만들어 농사를 짓고 있다. 아내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부인 김금환(65) 씨는 현재 한국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슬하에 1남2녀를 두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