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막 신구휴엔하임아파트. 2008년 공사가 중단된 뒤 방치되며, 도시미관은 물론 투자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 문막중·고등학교. 고등학교 단설 이전이 추진됐으나 무산됐다.

지난해 말 문막읍 주민등록인구는 8천257세대, 1만9천77명이었다. 2010년 7천769세대, 1만9천45명과 비교해 506세대 증가했지만 인구는 32명 증가에 그쳤다. 10년 전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2005년엔 6천970세대, 1만8천943명을 기록했는데, 현재와 비교하면 세대수는 1천287세대, 인구 수는 134명 증가했다. 

문막읍 인구가 크게 변화하지 않는 것을 읍민들은 지역발전의 정체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광선 문막읍 번영회장은 "세대수가 증가한 것은 외지인들이 공업단지에서 일하기 위해 주민등록을 이전했기 때문"이라며 "공단 인력은 직장을 옮기면 주소지도 옮겨 실제 문막 인구는 감소추세"라고 말했다. 

문막읍에는 5개의 산업단지가 있다. 지난달 15일 기준 이들 산업단지 입주기업에는 7천102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으며, 이는 문막읍 인구의 1/3에 해당한다. 근로자들은 대부분 외지에서 왔고 문막에 정착하기보다 이직하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문막읍민들은 이들을 유동인구로 여기고 있다. 

문막 떠나는 중·고교생들

젊은 층의 지역 이탈도 인구 정체에 한 몫하고 있다. 문막중학교 한 학부모는 "자식을 좋은 대학교로 보내기 위해 중·고등학교를 시내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 단체들이 문막에 명문 고교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문막읍의 0세부터 19세까지 인구는 2005년부터 줄곧 감소했다. 2005년 5천550명에서 2014년 4천294명으로 1천256명 줄었다. 10년 전 보다 문막읍 인구가 134명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를 이뤘다.

문막고 단설 이전·설립 무산

지난해 문막중 졸업생은 181명. 이중 106명은 시내학교로 진학하거나 특목고 입학으로 문막을 떠났다. 2014년에는 세 명 중 두 명이 외지를 선택했다. 문막고 이향미 교감은 "매년 통계를 보면 문막중학교 졸업생 2/3는 외지로 나간다며 상류층 아이들은 외고, 예술고 같은 특목고로 진학하고, 원주시내로 많이 보낸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문막을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문막고 단설 설립이 추진되기도 했다. 2010년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후보가 고교평준화를 내세웠던 것이 시초였다. 문막읍은 원거리여서 고교평준화 지역에서 배제하는 대신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지원하기로 해 문막고 단설이전 사업이 시작됐던 것. 도교육청은 용역을 의뢰해 학교 부지를 문막읍사무소 인근으로 정했다.  

하지만 정치권을 비롯한 일부 주민들이 학교부지로 부적합하다며 반대해 사업이 한동안 중단됐다. 반대 주민들은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대체 부지를 정하려 했고, 도교육청은 지역주민의 반발이 또 일어날 경우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이유로 특위에 주민 의견 합치를 요구했다.

사업은 지지부진하게 진행됐고, 학교 설립 같은 100억 이상 교육사업은 중앙정부 사업영역으로 이전되면서 단설이전 설립은 결국 무산됐다. 현재 문막고와 학부모들, 도교육청은 문막고 환경개선사업을 진행 중이다. 문막고가 중학교와 붙어있어 제대로 된 운동장이나 체육관, 심지어 식당조차 없는데 이 사업을 통해서 관련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신구휴엔하임 공사중단 8년간 방치

수도권 주민들이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원주로 올 때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것이 문막IC이다. 하지만 문막IC 앞 신구휴엔하임아파트는 2008년 공사가 중단됐다. 앙상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 10년 가까이 방치되면서 도시미관은 물론 투자유치에도 지장이 많다고 읍민들은 지적했다. 

아파트 시공사인 신구건설(주)는 원주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섰었다. 하지만 당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2006년 분양한 문막 신구휴엔하임아파트도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고, 결국 자금난에 시달리다 2008년 부도처리 됐다.

하지만 2008년부터 8여년 간 새 시공사를 만나지 못한 것은 아파트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었다. 문막신구휴엔하임 아파트는 35평형 376세대, 36평형 236세대, 43평형 51세대, 48평형 179세대 등 총 842세대로 설계됐다.

원주 외곽에 있으면서 중·대형 평수가 주를 이뤘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다보니 새 시공사를 구하기 어려웠던 것. 지난해 서희종합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려 했지만 분양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으로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부재로 아파트 앞 도로 확장공사도 늦어지고 있다. 문막성당 사거리에서 문막IC 사거리까지는 왕복 6차로지만 문막IC사거리에서 덕원아파트 앞까지는 왕복2차로이다. 차선감소로 인한 사고위험이 높지만 이 구간의 도로확장은 아파트 시공사가 맡기로 해 원주시는 손을 놓고 있다. 

한편 최근 (주)유엔씨건설은 문막 신구휴엔하임아파트 시공사로 대구에 본사를 둔 (주)태왕이엔씨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유엔씨건설 관계자는 "태왕건설과 지난해 계약이 성사됐고 한국토지신탁과 아파트 시공을 추진할 것"이라며 "조만간 사업재개 소식을 공식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