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규하 전 대통령 가옥 내부 모습('응답하라 1988' 15화 방송 캡쳐).  ▲ '응답하라 1988' 포스터. (사진출처: tvN)

▲ 최규하 전 대통령 가옥 외부전경. (사진제공: 서울시청)

많은 팬들의 아쉬움 속에 지난 16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원주 출신인 최규하 전 대통령의 가옥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최 전 대통령의 가옥은 드라마에서 '쌍문동 패셔니스타'로 불리며 감초 역할을 한 '동룡'(이동휘 역)이네 집으로 소개됐다.

10화, 15화, 19화 등에서 동룡이가 엄마와 식탁에 앉아 식사하는 모습, 집에서 전화를 받는 장면 등의 배경이 됐던 집이 바로 최 전 대통령의 가옥이다.

드라마 속에 비춰진 거실과 주방, 그리고 작은 마당정원은 당시 중산층 가정집 풍경 정도로 보일 만큼 대통령이 살았던 집이라 하기엔 소박한 모습이다. 최 전 대통령이 지난 1973년부터 1976년 제12대 국무총리에 임명돼 삼청동 총리 공관으로 이주할 때까지, 그리고 대통령 퇴임 후 1980년부터 2006년 서거할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서울시는 가옥 보존을 위해 지난 2009년 7월 유족으로부터 가옥을 매입하고, 유품을 기증받는 등 3년5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2013년 10월부터 무료 개방하고 있다. 최 전 대통령 거주 당시 사용했던 생활유물 500여 점도 원형 그대로 전시하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972년 건립된 가옥은 360여㎡ 부지에 지하1층, 지상2층 규모이며, 총면적은 330㎡다. 1층에는 안방과 응접실, 영부인이 쓰던 작은 방이 있으며, 2층에는 서재와 자녀방(현재 전시실)이 있다. 지하에는 최 전 대통령 부부가 말년에 생활한 작은 방과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부엌,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1층 응접실은 최 전 대통령이 외부 방문객을 맞아 담소를 나누거나 말년에 주로 시간을 보냈던 곳으로 장남이 미국 유학길에 가져온 창문형 에어컨을 비롯해 선풍기와 소파, 탁자 등이 있다.

1층 작은 방에는 영부인이 사용했던 싱거 미싱과 옷가지가 있으며, 2층 서재에는 최 전 대통령의 외교관 시절 여권과 외무부 장관 임명장, 국무총리 임명장 복제본이 전시돼 있다. 그 외에도 최 전 대통령의 양복, 구두, 지팡이 등이 전시돼 있다.

최근 최 전 대통령의 가옥이 '응답하라 1988'에 등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곳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청 역사문화재과 담당자는 "서울시민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고, 서교동 인근 직장인들의 방문도 늘고 있다"며 "사람들은 '서울 도심 속에 이런 곳이 있었나'라며 놀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전 대통령께서 검소한 생활을 했던 것을 엿볼 수 있어 교육적 차원에서 좋고, 생활유물이 그대로 전시돼 있어 박물관을 보고 가는 것 같다며 만족하는 반응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tvN 미디어부는 지난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 전 대통령 가옥에서 촬영한 동룡이네 집 외에 다른 실내는 대부분 세트이며, 골목길 등 외부는 인천 벽화마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등 곳곳에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