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미혼남녀를 위해 1박2일 간 진행하는 맞선 행사에 매년 2천만∼3천만원을 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사업에는 연간 750만원을 배정하는 반면 공무원들에게는 과도한 특혜를 제공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원주시는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과 원주지역 공공기관의 미혼남녀 간 만남을 주선하는 '소중한 만남 좋은 인연 만들기 행사'를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의 가족동반 이주율을 높이고, 원주에 대한 공공기관 임직원 및 가족들의 거부감을 해소하기 위한 행사"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1박2일 행사에 과도한 예산이 투입될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013년 2천만원이 투입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2천500만원, 2015년 3천만원이 투입됐으며, 올해 행사비도 3천만원이 책정돼 있다. 참가자들이 1박2일 간 박경리문학공원, 허브팜 등 원주지역 문화탐방을 하고, 커플 명랑운동회, 미팅 등에 이처럼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매년 참가자도 50명 안팎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는 이전 공공기관 24명과 원주시, 원주지방환경청, 원주경찰서에서 19명 등 모두 43명이 참가했으며, 2015년에는 이전 공공기관 22명과 원주시,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원주경찰서 등에서 32명 등 모두 54명이 참가했다.

참가자 1인당 행사비용으로 50만원 넘게 쓴 셈이다. 또한 2013년 첫 행사에서 만난 원주시 여성 직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남성 직원이 2014년 5월 결혼한 게 지금까지 유일한 성과로 꼽히면서 예산낭비 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 2013년부터 작년까지 모두 7천500만원을 투입해 한 쌍을 결혼시킨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원주시가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사업에 투입되는 연간 예산은 75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 적령기를 놓친 농촌총각이 외국인 여성과 결혼할 수 있도록 맞선 비용, 항공료, 체제비용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이중 225만원은 농촌총각이 자부담해야 하는 반면 공무원들의 맞선비용은 전액 지원하고 있다. 

미혼여성인 한모 씨는 "요즘 공무원을 최고의 혼처로 꼽는데, 원주시가 막대한 세금을 써가며 맞선자리를 주선하는 게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모 씨는 "원주시가 앞장서서 공무원들끼리 결혼하라고 장려하는 것이 과연 옳은 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면서 "내년부터는 맞선행사 대신 다른 행사를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