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시작하며 신년 기획으로 읍면동 숙원사업을 점검하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읍면동 별로 지역주민들이 가장 열망하는 숙원사업을 선정,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자는 기획물이다. 예산 문제나 이해관계가 얽히는 등의 문제로 수년 또는 수십년간 해결되지 않고 있는 해묵은 과제들을 논의의 선상에 올려 활로를 찾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도영쇼핑 건물.

명륜2동 숙원사업을 선정하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10년 넘게 방치되며 흉물로 전락한 도영쇼핑센터와 영동코아백화점을 꼽았기 때문이었다.

도영쇼핑센터는 원주에서 최초로 에스컬레이터를 선보였고, 영동코아백화점은 원주 최초의 백화점을 표방해 한때 지역주민들

▲ 영동코아백화점 건물. 명륜2동 주민들은 건물에서 자재가 떨어져 안전을 위협하고 우범지역 가능성도 있다며 10년 넘게 방치되고 있는 도영쇼핑과 영동코아백화점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유동인구 증가로 인근지역 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기대심리였다. 

그러나 이제는 지역주민들이 손가락질 하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뿐만 아니라 자재가 떨어지는 등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고, 우범지역 가능성도 있어 큰 골칫거리가 됐다. 

도영쇼핑센터는 지난 1991년 지하2층, 지상8층, 연면적 1만2천99㎡로 신축됐다. 개장 초기에는 인기몰이를 했지만 대형할인매장이 잇따라 개점하면서 경쟁력에서 밀려 폐점하는 상가가 속출하다 결국 2005년 문을 닫았다.

이에 리모델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추진위원회가 꾸려졌으나 리모델링에 반대하는 일부 점포주들의 반발로 무산된 뒤 방치됐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원창묵 시장은 그 해 명륜2동을 찾아 리모델링을 위한 전폭적인 행정지원을 약속했지만 리모델링엔 실패했다. 

지하5층, 지상8층, 연면적 1만5천988㎡인 영동코아백화점은 1995년 건축허가를 받고 착공해 공정률이 90% 넘게 진행됐으나 1997년 공사가 중단된 이래 방치되고 있다. 당초 계획으로는 2000년 개점할 예정이었지만 시공사 부도 및 자금난, 채권단과의 소송 등 악재가 겹치며 도심 속 흉물이 됐다.

특히 영동코아백화점은 토지주와 건물주가 다른 데다 건물에 근저당권이 설정돼 해결방안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다고 원주시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2011년에는 법원 판결로 건물 철거가 결정돼 6층부터 8층까지는 철거됐으나 토지주가 철거연기를 요구해 철거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사업 유도 

원주시는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인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 선도사업'에 이들 건물과 우산동 공동주택 등을 응모한 결과 최근 우산동 공동주택만 선정됐다.

그러나 원주시에 따르면 선도사업 선정을 위한 심사 당시 심사위원들이 도영쇼핑센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원주시 관계자는 "선도사업 대상지로 전국 4곳을 선정했는데, 원주에 2곳을 몰아주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도영쇼핑센터의 경쟁력은 확인해 볼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우산동 공동주택의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원주에 사무실을 마련하면 도영쇼핑센터와 영동코아백화점 정비사업도 적극 요구할 방침이다.

이번 선도사업 목적이 장기방치 건축물의 정비 모델을 마련하는 것인 만큼 파급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다른 방치건축물도 정비해야 한다는 게 원주시의 논리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여주∼원주 철도건설 확정 등으로 원주에 대한 투자 매리트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반드시 성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