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가정용품의 제작·수리·장식을 직접 하는 DIY(do-it-yourself) 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지역에서 목공이나 톨페인팅(Tole Painting) 등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교육 자격을 가진 사람들 대부분이 완제품 판매를 위주로 하는 핸드메이드숍을 열어 간단한 체험 수준의 클래스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삐삐체험학교 이현정(52) 대표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교육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목공과 핸드메이드 제품제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구동 롯데시네마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삐삐체험학교는 집을 내 손으로 직접 꾸미고 싶은 주부들의 작업실이 되기도 하고, 목공에 재미를 붙인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마당과 작업실은 언제나 사람들의 작품 활동 흔적으로 시시때때 모습이 변하고, 생동감이 느껴진다. 이 대표가 그려온 삐삐체험학교의 모습이다.

의상학과를 전공하고 서울에서 무역회사에 근무하면서 일본을 오가며 일했던 이 대표는 결혼 후 아이를 기르면서 '경력단절여성'이 됐다. 열정과 달리 나이가 들수록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다는 것을 느낀 이 대표는 손재주와 적성을 살려 다양한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지난 2009년 남원주초교 인근에 '삐삐컨츄리'라는 공방을 연 것을 시작으로 지금의 사업장을 마련했다. 

이 대표는 목공체험지도사, 가구나 물건에 그림을 그리는 공예 기법인 톨페인팅, 특수 페이퍼를 나무에 붙여 그림을 장식하는 레트로셰비, 그리고 컨츄리인형, 싹스돌 등 인형 만들기, 펠트 등 10여 가지 분야의 지도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안주하지 않기 위해 '1년에 한 개씩 라이센스를 갖자'는 목표를 세운 덕분이다. 그중에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올해 자격을 취득한 '컬러코디네이터'다. 

흔히들 알고 있는 '컬러리스트'는 제품과 의상 등의 색상을 결정하는 색채전문가지만 사실상 컬러코디네이터 활동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가구를 비롯해 실내 및 건축인테리어 등에도 컬러코디네이터가 색상을 제안하며, 이러한 일이 직업화 되어있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가구 채색 및 인테리어 등을 제안하는 컬러코디네이터가 드물어 원주는 물론 도내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 대표는 "많은 주부들이 직접 집을 꾸미고 싶어 하지만 못질 등 나무를 다루는 매우 기본적인 방법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시간에 한두 가지 기법을 배우는 걸로는 불가능하다"며 "나무를 다루는 것부터 시작해 다양한 것을 배워나가 가족과 함께 셀프인테리어를 즐기고, 또 다른 생활의 즐거움을 찾아 갔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교실도 다양하게 운영한다. 목공이 아이들의 스트레스 해소나 감각발달, 창의력 발휘 등 다양한 장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아이들이 목공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그래서인지 삐삐체험학교 프로그램이 알려지자 올해 구곡초교 6학년 1반 전체 아이들이 매주 찾아와 목공수업을 받았으며, 진광중, 태장중, 단구중, 대성중에서는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이 목공과 벽화 수업에 참여해 흥미를 보였다.

그밖에 원주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 및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연계해 지역주민들과 장애인과 함께하는 다양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운영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원주사랑카페 '벽화봉사단' 및 원주시벽화전문봉사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삐삐공예봉사단을 창단해 시민들과 함께 네팔 지진피해지역 여성에게 면생리대를 제작해 보내는 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지역 봉사자 및 시민들이 작품을 전시·판매하는 전시회 '소소전'을 올해로 2회째 개최하며 인기를 끌었다.

▷문의: 763-1230(삐삐체험학교)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