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원주여고 부지와 구 종축장 부지 맞교환 문제로 원주시와 도교육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원주시가 교육부를 직접 설득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새국면을 맞게 됐다.

원주시는 부지 맞교환을 통해 도교육청 땅인 구 원주여고 부지에 문화커뮤니티센터를 조성하고, 강원도 소유의 구 종축장 부지에 원주교육지원청을 신축 이전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도교육청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원주시는 원주교육지원청 신축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있는 교육부를 찾아가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원주시의 이 같은 제안은 올 봄부터 계속됐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청사 안전검사 결과가 D등급 이하여야 신축이 가능한데 원주교육지원청은 38년 된 건물이긴 하지만 안전검사 결과 A등급으로 나와 건물 상태가 양호하고 내용연수도 8년이나 남아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 투·융자 심사를 통과하는 것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도교육청의 불허방침에도 불구하고 원주시는 여전히 부지 맞교환을 주장하고 있다. 부지 맞교환만으로도 원주교육지원청 신축이 가능해 청사와 부지 규모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고 교육공무원들도 낙후된 청사생활을 청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축 비용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지 맞교환 차액, 현 교육청 매각 비용, 리모델링 편성 예산 등을 합쳐 147억원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원주시의 분석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도교육청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원주시는 교육부를 직접 방문해 원주교육지원청 청사 신축을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원창묵 시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여고와 관련된 소모성 논쟁을 하루빨리 종결시키기 위해 교육부를 찾아가기로 결정했다"며 "원주교육지원청 신축과 구 원주여고 부지에 문화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하는 것은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는 물론 지역주민들에게 모두 득이 되는 것인 만큼 반드시 뜻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주시가 이와 같은 입장을 밝히자 도교육청은 교육부 승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부지 맞교환이 가능하다는 견해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승인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추후 원주시와 교육부의 협의 결과를 지켜보고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부지 맞교환이 성사되면 좋겠지만 교육부를 수긍시키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원주시와 교육부의 협의 결과에 따라 대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원주시는 구 원주여고와 구 종축장 맞교환 여부는 교육경비와는 별개 문제이며, 교육경비에 대한 원주시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주민들과 학부모들의 비난 여론은 계속되고 있다. 원주시학부모연합회는 지난 1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시, 강원도, 도교육청이 나서서 교육경비 재조정과 함께 부지 맞교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명륜1동, 개운동, 원인동 등에 거주하는 지역주민과 40여개 자생단체들로 구성된 '구 원주여고 활성화대책 추진위원회'는 지난 18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 원주여고 부지 개방 및 활성화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추진위는 기자회견에서 "최문순 도지사가 지난 6.4 지방선거 때 구 원주여고 부지에 문화커뮤니티센터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하고는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도지사를 향해 ▷구 원주여고 부지 활성화 방안을 밝힐 것과 ▷춘천과 원주간 정책적 차별 중단 ▷민병희 도교육감, 원창묵 시장과 빠른 시일 내 3자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민병희 도교육감에게 구 원주여고 부지를 즉각 개방할 것과 도교육청 예산 및 판공비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원주 도·시의원들을 향해서는 구 원주여고 문제를 수수방관 하지 말고, 소견을 밝힐 것을 주문했다. 추진위는 이같은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현수막 게첨, 집회 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