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아리랑이라고도 불리는 '원주어리랑'은 원주를 비롯한 영서지방에서 불리던 전통 소리다.

상지대 최동권 교수는 논문 '북원문학의 정체성과 미래전략'에서 "아리랑의 뿌리는 영서남부지역이고 그 영서남부지역의 중심 원주에서 전승되고 있는 '원주 어리랑'이야말로 아리랑의 뿌리"라고 주장한다.

원주어리랑이 원주의 정체성 징표로, 사회단결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우리에게 귀중한 문화자산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원주시도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 문화유산에 아리랑이 등재된 것을 계기로 지난 5월 원주어리랑을 원주시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강원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원주어리랑의 존재가 우리에게 알려진 뒤 15년만의 일이다.

원주어리랑이 현재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원주의 소리를 묵묵히 지켜온 원주어리랑보존회(회장: 남강연 소래국악예술원장)의 노력이 있다.

가사는 전해졌지만 부를 줄 아는 사람이 없어 사장될 위기에 처했던 원주어리랑은 지난 2010년 타계한 고 박희완 선생이 기억해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인 남강연 원주어리랑보존회장을 통해 전수됐다.

원주예술지의 전신 치악예술지에 실린 고 안광훈 전 예총회장의 글을 통해 박희완 선생의 존재를 알게 된 남 회장이 지난 2000년부터 틈틈이 채록하고 기록해 2001년 시민의 날 시민들 앞에 첫 선을 보인 것이 그 시작이다.

그 때부터 원주어리랑을 비롯한 지역 민요를 연구하는 모임의 필요성을 느껴 소래국악예술원 단원들을 중심으로 만든 것이 2003년 창립한 영서소리보존연구회다.

이후 원주소리연구회(2005년)로, 다시 지금의 원주어리랑보존회(2012년)로 명칭은 달라졌지만 사라져 가는 지역의 토속민요를 살리기 위한 발걸음을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매년 영서소리한마당을 통해 원주의 소리를 알리는 데 주력했으며 2013년부터는 기존 영서소리한마당을 '아리랑페스티벌 너머너머로' 변경하고 도내 아리랑 화합의 축제로 확대해 개최하고 있다. 각종 수상실적은 이들에게 또 하나의 훈장이다.

2011년과 2012년 강원동구리전통민요경창대회에서 2년 연속 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2013년 제3회 강원도 설악향토소리경창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원주어리랑과 원주어리랑보존회의 가치를 입증했다.

2013년과 2014년에도 전국아리랑경연대회에서 연이어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원주어리랑보존회 회원들이 주축이 돼 참가한 강원민속예술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2017년 한국민속예술축제 출전권을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다.

20대 조현서(중앙대) 씨부터 70대 김영자 부회장까지 30여명으로 구성된 회원들은 나이와 학력, 직업은 모두 다르지만 전통민요에 깊은 애정을 가졌다는 공통점으로 모인 이들이다.

자발적으로 회비를 모아 연습실 대관료를 마련하고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7개월까지 대회 참가를 위한 연습을 하면서도 불평 한마디 하는 이가 없는 이유는 모두 원주 소리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평소에는 평범한 학생이자 가정주부이고 인자한 할머니일 뿐이지만 원주어리랑을 시연하는 무대에 오를 때는 각오를 새롭게 하게 된다"고 밝힌 남강연 회장은 "원주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이제 첫 발을 뗀 느낌이지만 원주어리랑이 체계적으로 전승되기 위해서는 예능보유자 전승단체 지정이 필수적"이라며 "원주어리랑이 원주사람 모두가 향수하는 대표성을 지닌 민요가 될 때까지 사라져가는 소리를 찾아내 정형화시키고 무대예술로써 승화시키는 노력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원주어리랑보존회
▷자문위원: 박현식 ▷회장: 남강연 ▷부회장: 김영자 이삼숙 ▷감사: 진순애 이난옥 ▷총무: 심남경 ▷회원: 서금녀 김현옥 노은분 이정옥 이규봉 김명숙 김은정 김경희 정연자 조현서 함희순 최정해 최효순 문순녀 한상화 김옥겸 조채원 윤은자 이근월 김덕순 이병수 장재순 전명자 한순화 장문자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