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자 가족이 페이스북에 올렸던 내용.

지난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하나인 페이스북(Facebook)에서 "할아버지를 찾습니다"라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본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한완화(88, 명륜2동) 옹이 실종된 지 하루 만에 가족 품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던 데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의 힘과 시민들의 관심이 큰 역학을 했다.

2015다이내믹댄싱카니발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0일 오후5시30분경, 한 옹은 치악체육관 인근에서 지인의 차를 타고 이동해 자택 근처인 명륜3차아파트 상가 앞에서 내린 뒤 실종됐다. 가족들은 한 옹에게 치매증상이 있는 터라 즉시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사방으로 찾아 다녔지만 끝내 당일 한 옹을 찾지 못했다. 

다음날 오후4시경 손녀 안하늬(27) 씨가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할아버지를 찾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글은 그의 지인을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빠르게 퍼져나갔다.

안 씨는 "페이스북 등 SNS에서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게된 사람들의 사연을 봤던 기억이 나 실낱같은 희망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했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일일이 연락하는 것 보다 그게 빠를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위력은 안 씨의 생각을 뛰어넘었고, 안 씨가 해당 게시물을 올린 지 4시간여 만에 한 옹은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한 옹이 발견 된 것은 지난 21일 오후7시 경으로 단관택지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서였다. 불타는토스트 아울렛점을 운영하는 정현화(36) 대표는 가게 앞에서 서성이는 한 옹을 발견했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말을 걸고 가게 안으로 모셨다. 

때마침 길을 지나던 최진선 원주시도시정보센터 소장이 퇴근길에 '원주사랑(오원집 원주투데이 대표의 페이스북 계정)'이 공유한 게시물에서 본 한 옹의 얼굴을 알아본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원주시도시정보센터는 원주의 CCTV 1천100여대를 모니터링 하기 때문에 최 소장 역시 한 옹의 얼굴을 유심히 기억했던 것이다. 최 소장은 확인을 거친 뒤 정 대표에게 페이스북 게시물을 보여주며 가족의 연락처를 전달했고, 약 1시간 뒤인 저녁8시경 한 옹은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 옹이 실종 된 하룻밤을 어떻게 보냈는지 가족들도 제대로 들을 수는 없었으나 다행히 한 옹은 다친 데 없이 무사했다. 

안 씨와 가족들은 "할아버지를 찾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 쯤 연락을 받게 됐다"면서 "글을 주의 깊게 봐주시고 공유해 주신 분들, 그리고 할아버지를 걱정해 가게로 모시고 토스트를 내어주신 사장님, 할아버지를 알아봐주신 최 소장님까지 모든 분들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 안 씨는 "프리랜서로 근무중인 지역 방송에도 실종 내용을 알렸는데 사회관계망서비스의 힘이 방송보다도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씨는 한 옹을 찾은 뒤 페이스북을 통해 경위와 함께 감사인사를 올렸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안도하며 격려의 댓글을 올렸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