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청소년 지도사로서 정체성이 부족한 것 같아요." 원주시청소년수련관 안현지(30) 지도사는 수년간 청소년지도사로 활동했으면서도 정작 본인은 정체성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왜 그렇게 얘기할까? 

안 지도사는 원주에서 태어나 원주에서 학교를 다녔고 상지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원주사람이다.

원주를 벗어나기 싫었다는 그녀는 친한 선배가 사회복지 분야로 진학했고, 부모님의 권유로 사회복지를 알아보고 사회복지사 길을 걷게 됐다. 원주시청소년수련관에 처음 발을 들인 건 지난 2009년 방과후아카데미였다. 

그녀는 "처음 방과후아카데미에서 근무를 시작하며 차량 탑승 보조로 아이들을 데리러 갈 때 어리고 예쁜 선생님인 저를 반겨주던 아이들 얼굴이 기억난다"며 "아직도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후 새로운 업무에의 갈망으로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방과후아카데미를 떠나 청소년 업무를 시작했다.

안 지도사는 청소년 지도사 업무가 재미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일을 경험하고자 청소년 지도사를 시작했지만 청소년들을 만나는 일이 너무 즐겁다는 그녀는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아이들을 돕는 나의 일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지도사는 청소년운영위원회를 지원하고, 어울림마당, 공공시설프로그램 등의 사업을 도맡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는 '청소년축제 꽃이피다'의 책임자로 활동했다. 그녀는 "청소년 지도사 활동은 청소년들과 노는 일"이라며 "다른 어떤 일도 이보다 재미있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지도사가 정체성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사회복지와 청소년 지도 사이의 갈등 때문이다. 그녀는 "대학에서 전공한 사회복지와 청소년 활동 분야 사이에서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걸 느낀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한 청소년이 청소년 축제 추진위원으로 활동하고 난 후 이러한 기회를 갖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건낸 적이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청소년 축제라는 큰 사업을 마무리 했다는 뿌듯함도 있었지만, 그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좋았다"고 말할 만큼 그녀는 청소년 지도사로서 정체성을 갖고 보람을 느끼고 있다.

청소년 지도사를 꿈 꾸는 이들에게 안 지도사는 "청소년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이 직업의 전부는 아니다"며 "청소년 지도사를 선택하고자 한다면 누군가를 지도하기 위해 스스로 많은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