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옥 의원 발의…시의회, 민간투자사업 심의
원주시 "상위법 위배·발목잡기"…재의 요구키로

'원주시의회 의결사항에 관한 조례'가 개정되면서 원주시와 시의회간 힘겨루기 구도가 전개되고 있다.

좀더 명확히 표현하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원창묵 시장과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간 대결구도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개정 조례안은 새누리당 이은옥 시의원이 발의했으며, 지난 10일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요 골자는 공유재산을 이용한 원주시 민간투자사업은 시의회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의원은 조례를 개정하게 된 이유로 원주시가 민자개발 특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앙공원 조성사업을 지목했다. 중앙공원 조성사업이 적용을 받는 국토교통부의 '도시공원부지에서의 개발행위 특례에 관한 지침'이 지방의회 사전의결 절차를 생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사전에 시의회 의결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시민 알권리 충족과 기부채납되는 중요재산의 취득 및 공유재산 처분·설치 등을 심의하고, 협약의 유효성을 확보한다는 게 이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였다. 

반면 원주시와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들은 상위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조례가 성립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방자치법에서 지방의회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령에 규정이 없는 새로운 견제장치를 만드는 것은 법령을 위배한다는 것이다.

중앙공원 조성사업을 규정하고 있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및 '도시공원부지에서의 개발행위 특례에 관한 지침'에서도 지방의회 의결절차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특히 조례를 개정하며 신설한 부칙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게 원주시의 설명이다. 신설한 부칙은 조례 공포일 이전에 체결됐거나 제안의 수용이 통보된 민자유치사업 중 조례 개정일까지 사업승인을 받지않은 민자투자사업은 조례 공포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시의회 동의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이 조례대로면 원주시는 오는 12월까지 중앙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시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원주시는 중앙공원 조성사업 타당성조사 용역이 내년 1월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오는 12월까지 시의회 동의를 받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게다가 공유재산을 이용한 민간투자사업은 모두 시의회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원주시는 이번 개정 조례가 '집행부 발목잡기'라며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추모공원, 원주화훼특화관광단지, 부론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등 다수의 민간투자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들을 시의회에서 발목잡기 한다면 사업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고 원주시 공무원들은 우려하고 있다. 또한 개정 조례를 놓고 시의회에서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간 정쟁으로 비화됐다.

10일 본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성규 시의원이 이은옥 시의원의 조례 개정에 반대했고, 결국 표결에 부쳐져 13:9로 통과됐다. 그런데 반대 9표는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 숫자와 일치한다. 

원주시는 개정 조례에 대한 법률검토를 거쳐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하기로 했다. 원주시장이 재의를 요구하면 시의회는 폐회나 휴회기간을 제외하고 회기기간 중 10일 이내에 재의결해야 한다.

시의회가 재의결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으면 원주시장이 시의장을 상대로 하는 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