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자 중에 '협력할 협(協')자를 가장 좋아합니다. 열 십(十)자에 힘 역(力)자 세 개가 더해진 '협'자는 힘을 더하고, 더하고, 더한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 지역이 서로 힘을 더하고 서로의 힘을 주고받는 그런 지역사회였으면 합니다."

서울이 고향인 이승익(43, 신림면 송계리) 원주시자율방범연합대 부연합대장은 15년 전 삼십대에 접어든 젊은 나이에 신림면 송계리로 내려왔다. 부모님을 모시고 살며 가업을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그는 원주에 내려온 지 얼마 안 된 지난 2002년부터 황둔·송계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 시골생활이 낯설고, 적응하느라 고생도 많이 했다. 하지만 지역에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됐고, 마을일과 지역 활동에 꾸준히 참여했다.

학생 때부터 자원봉사를 이어왔던 그는 지난 2007년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해 공부하면서 실습처로 흥업면 갈거리사랑촌을 방문하게 됐고, 지금까지 황둔·송계자율방범대와 갈거리사랑촌의 인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남숙 갈거리사랑촌 과장은 "지난 2008년 이승익 부연합대장님이 황둔·송계자율방범대장으로 활동하시던 시절 우리 시설과의 인연을 만들어 주셨다"면서 "모든 방범대원 분들이 마음을 다해 봉사해 주시면서 매월 시설 거주자 생일잔치와 여름 야유회를 벌써 8년째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둔·송계자율방범대는 그 밖에도 평소 형편이 어려운 지역주민 돕기와 마을 일에 앞장서고 있어 지역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19살 때 교회에서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경험했다. 소년범이 일정기간 생활하는 시설봉사였다. 이후 장애인 거주시설 및 아동시설 등에서 꾸준히 봉사했다. 원주에서도 여러 사회복지기관을 찾으며 봉사했지만 나중에는 도움의 손길이 잘 미치지 못하는 곳을 찾게 됐고, 지속적인 봉사가 중요함을 깨닫게 됐다.

이 부연합대장은 "사회복지학과로 편입해 복지에 대해 배우고 나니 전보다 넓은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볼 수 있었다"면서 "어려운 현장에는 여전히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고, 비교적 쉬운 봉사현장에는 봉사자가 넘치는 것을 보며 사람들이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넘어 진정으로 남을 위하는 봉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 부연합대장이 고민하는 또 하나의 관심사는 '농촌 살리기'다. 점차 주민이 줄어들고 젊은층이 사라지는 마을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다. 젊은 농업인 지원 등 지자체가 농촌에 젊은이가 들어와 살기 좋은 지원책을 마련하길 바라고 있다.

또 자생단체 역시 농촌 생활여건을 윤택하게 하기위한 노력들을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다양한 모색을 하고 있다. 이 부연합대장은 "자원봉사와 지역 활동 모두 '참여'라고 생각한다"면서 "환경정화활동을 나가 쓰레기만 줍고 그칠 게 아니라 나부터 이제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이 바로 '참여'인 것 같다"고 표현했다.

이어 "그것은 단순 봉사를 넘어 지역환경을 바꾸는 일이 되고, 쓰레기를 줍는 봉사는 다시 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이웃과 지역을 이해하려는 관심과 노력이 궁극적인 참여로 이어지면 우리 지역에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연합대장은 현재 황둔초교 운영위원장, 황둔·송계자율방범대 고문을 맡고 있으며, 전통 장 사업과 친환경 감자, 배추, 옥수수 재배 등 농사를 짓고있다. 가족은 부인 김병화(40) 씨와 2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