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수 노유민 씨의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 '노유민 코페'가 상표권 위반이라며, 고소를 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전해 들었다. 이제 이런 사건은 낯설지 않다.

예전부터 조용해질만 하면 한 번씩 일어나는 사건이었다. 몇 년 전 '소녀시대' 상표를 등록받고 '소녀시대'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대대적으로 경고장을 발송한 사건도 있었고, 한때 이슈가 되었던 이경규 씨의 '꼬꼬면'도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알려지기가 무섭게 누군가 상표출원을 했던 사건도 있었다.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기획사에서는 최근에는 가수가 데뷔하면 가수의 이름까지도 상표출원을 먼저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들은 연예인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종종 일어났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용하고 있는 상표들을 검색하여 백여 개가 넘는 상표에 대해 출원을 하고 상표 양도의 대가로 일정 금액을 요구했던 브로커 사건도 있었다.

이런 일들이 왜 벌어질까? 그것은 기본적으로 상표법이 선출원주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사용한 것이 누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먼저 출원한 자가 권리를 갖게 된다는 것이 상표법의 기본적인 원칙이다.

따라서 이러한 선출원주의의 원칙에 따르면 상표 출원을 먼저 해야 그 상표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상표출원 없이 사업에만 매진했던 사람들이 상표 브로커에게 당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07년 선사용권이라는 제도가 생겨났다. 선사용권이란 다른 사람이 먼저 출원을 했더라도 먼저 사용한 자에게 예외적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일종의 법에 의해 인정되는 사용권이다. 

그러나 2007년 도입된 선사용권은 먼저 사용만 했다고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사용해서 일정 정도 소비자에게 알려진 경우만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선사용권을 주장할 사례에서 이러한 인지도를 가지는 상표 선 사용자는 많지 않았다.

따라서 2007년 도입된 선사용권의 경우 활용도가 크지 않았다.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하자 2015년 새로운 선사용권 제도를 도입했다.

인지도가 없더라도 자신의 상호나 성명인 경우에는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제도다. 자신의 상호 사용이라는 이유로 상표법 제51조에 따른 다른 방어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밖에 선 사용자가 인지도가 있으면 무효심판을 청구하거나 2007년 도입된 기존의 선사용권을 주장해 볼 수도 있다. 

여러 가지 방어책이 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본 사건이 상표권 침해로 판단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힘든 법적 싸움은 피할  수 없다. 

김보정 미주이노베이션 변리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