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닥나무로 만든 종이를 한지라고 부를 수 없다. 그것은 중국지이다." 원주닥나무생산자협동조합 송종국(45) 사무국장의 말이다.

그는 잘나가는 컴퓨터 사업을 뒤로하고 닥나무에 매료돼 원주산 닥나무 재배에 몰두하고 있다. 송 사무국장이 닥나무를 처음 접한 건 2011년. 컴퓨터 관리·수리기술을 보유해 한지개발원 직원으로 선발됐을 때이다. 

처음엔 오래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런데 한지의 매력을 알게 되면서 일을 놓을 수 없었다. 한지가 단순히 종이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생활 곳곳에 다방면으로 쓰이고, 다른 종이에 비해 매우 과학적이라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송 사무국장은 "한지는 방음·방습 등의 기능이 뛰어나고, 종이 재질도 다른 종이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견고하다"며 "원주한지의 부활을 위해서 닥나무를 재배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2011년 원주 곳곳을 돌아봤으나 원주 닥나무가 자라는 곳은 찾기 힘들었다. 심기는 하는데 관리가 안돼 대부분 고사했거나 상품가치가 없었던 것. 컴퓨터 사업을 하면서 모은 6천만원을 호저면 옥산리 토지 매입에 썼다. 상품가치가 없어 대부분 논이나 밭두렁에 많이 심는 닥나무를 밭에다 대량 식재해 그는 단숨에 이목을 끌었다.

닥나무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최적의 닥나무 성장환경은 어떻게 되고, 재배방식에 따라 수확은 얼마나 되는지, 전주·안동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체계적인 재배방법을 터득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송 사무국장의 열정에 지인들도 닥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돈도 안되는 농사였지만 "원주 한지, 원주 닥나무를 복원하자"는 송 사무국장의 권유에 흔쾌히 동참했다. 4명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50명이 넘는 협동조합으로 발전했다. 

그는 아직도 원주 한지가 부활하려면 더 많은 닥나무가 재배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 충분한 수확량이 확보되고 원주 한지를 찾는 수요처가 늘어나 조합원은 물론 원주시민이 원주 닥나무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원주 닥나무 전도사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