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식(63) 귀래면 주민자치위원장은 귀래면에서 꼭 필요한 일꾼으로 통한다. 귀래면 운남리 면소재지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마을을 지키며 살고 있는 그는 탁월한 주민친화력과 사업추진능력을 발휘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형제방앗간이라는 방앗간을 운영하고, 3만3천㎡에 달하는 논에서 벼농사를 짓느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마을에서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조 위원장이 마을에 애정을 쏟게 된 것은 20대부터인데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사연이 있다. 조 위원장은 과거 농부가 아닌 회사원으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군대 제대 후 포항제철에서 일을 하면서 남부럽지 않을 만큼 소득을 올렸고, 도시 생활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느꼈다.

그러나 지난 1978년 아버지가 식도암을 앓다가 세상을 떠난 직후 귀향을 결심했다. 2남3녀 중 장남이었던 그는 가족을 책임져야 했다. 유망회사에서의 삶을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결국 고향을 택했다.

조 위원장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어머니에 대한 걱정이 앞섰고, 고향땅을 지키고픈 의지가 생겼다"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고향에 돌아온 후 후회 없는 결정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주민들과 귀래면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귀래면 주민자치위원회는 정밀기계분야 기업인 한화테크윈, 서울시 강서구 화곡6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주민들이 생산한 농작물이나 가공식품 등을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는데 연간 수입이 2억원에 달한다. 자매결연 기업·단체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온 덕분에 얻은 성과로, 주민들의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내달 5일부터 10월 말까지 한화테크윈 직원 가족이 매주 주말마다 귀래면의 여러 마을을 찾아가 농촌체험활동을 하게 됐다. 귀래면 주민자치위원회가 한화테크윈 직원들이 귀래면의 여러 마을과 인연을 맺도록 계획한 것으로, 8회에 걸쳐 5~6가족이 1박2일 일정으로 귀래면을 방문할 예정이다.

조 위원장은 "주민자치위원회 회원은 물론 귀래면 주민, 마을 등과 연계해 다양한 활동과 소득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도시에 살고 있는 자매결연 기업·단체의 가족들은 귀래면에서 농촌의 정을 느끼게 되고 지역주민들은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상호 얻는 것이 많다"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귀래면 주민자치위원회 말고도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집 근처에서 아내 변종분(63) 씨와 함께 15년간 방앗간을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병행해왔기 때문에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과거 귀래면농촌지도자회장과 원주시농촌지도자연합회 총무를 역임했으며, 30년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초대 귀래어린이집 원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는 귀래초 총동문회 수석부회장, 원주고 15회 동창회장, 촛불장학회 감사 등으로도 활동 중이며, 최근에는 귀래면 중심지활성화사업 추진위원장으로 선임돼 다양한 마을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조 위원장은 "생업을 꾸려나가야 하고 주어진 책무가 많기 때문에 게으름을 피울 새가 없다"며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