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 전·현직 총학생회장단에 대한 무기정학 처분이 무효하다는 법원의 본안판결에도 상지학원이 동일한 이유로 또 다시 학생 징계를 진행하고 있어 총학생회 등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총학생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부당 징계를 남용하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박진환 지원장)는 지난 5월 27일 상지대 전·현직 총학생 회장단이 상지대를 상대로 낸 무기정학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데 이어 지난 13일 같은 내용의 본안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일부 원고는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나머지 원고들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학의 징계권은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교육적 목적 달성을 위해 행사되어야 하며, 징계사유와 징계처분 사이 비례의 원칙 및 비슷한 사안의 징계처분과 형평이 유지되어야 정당성을 인정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요건 및 한계를 일탈한 징계권 행사는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위법하다"며 "징계처분 결정에 있어서도 그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뿐 아니라 해당 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 경위 및 대상자의 학업의지, 처분 적정성, 징계처분이 학생의 학업과 미래의 삶에 끼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결론에서 "징계사유 해당 행위에 이른 동기 및 경위에서 다소 참작할 면이 있고 각 처분으로 인한 원고들의 불이익이 돌이킬 수 없을만큼 크다"면서 "이 사건 처분은 징계사유가 없거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중대한 위법이 있어 무효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법인 상지학원은 현직 총학생회장단 및 기획국장 등 학생 3명에 대해 이사장실, 총장비서실 및 교원징계위원회 회의장 무단 난입과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또 다시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징계사유는 기간만 다를 뿐 법원이 무효 판결을 내린 지난번 사안과 동일하다는 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전종완 총학생회장은 "지난 18일 2차 징계위원회에 소명을 위해 참석해야 했으나 재판 등의 이유로 참석이 어려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음에도 그대로 강행했다"면서 "무기정학 처분에 대한 법원의 무효 판결에도 또 같은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게 억울할 뿐 아니라 소명 기회도 박탈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1일 2학기 개강 전에 징계처분이 내려진다면 또 등록을 할 수 없게 돼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오는 25일 해당 학생들에 대한 3차 징계위원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9일 상지학원이 김문기 전 총장을 해임하는 과정에서 징계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 40일 넘게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당시 교육부는 법률적 자문을 구해 길게는 보름 후 검토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