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원주 대표축제 격인 원주 다이나믹 댄싱 카니발이 열린다. 

2011년에 시작했는데, 2015한국축제박람회에서 최우수 축제브랜드상까지 받았다니 원주시민으로서 반갑고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각지에서 온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주최자, 자원봉사자,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가 내가 사는 지역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 년 사이에 축제라는 단어를 많이 보고 듣게 된다. 

우리 지역에서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한가지 이상의 축제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역마다 축제가 있고 행사가 넘쳐난다. 계절별·지역별로 관광객을 불러모으기 위한 홍보활동도 열심이다.

축제에 일일이 참여하려면 일년이 부족할 정도로 지역축제가 많아졌다. 단순한 축제의 기능을 넘어서 지역에 관광수입을 가져오고 이미지를 높이며 주민들의 결속력을 가져온다는 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문화콘텐츠이다. 

다만 지역의 주인으로서 이 축제와 향연의 주인이 누구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지역축제가 경제적 논리로만 유지된다면 그것은 이벤트일 뿐 문화적 행사는 될 수 없다. 심리학자 칼 융은 집단 무의식이라는 표현으로 한 민족이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무의식에 대해 설명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선조들의 정서와 공감능력이 우리 안에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남녀노소가 공감할 수 있는' 이라는 표현으로 대신하고 싶다. 진정한 축제는 한 지역 안 남녀노소가 모여 연대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축제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미래로 이어져야만 한다.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에서 준비하고 민이 참석하여 공동체가 풍요로워지는 자리임이 분명하지만 이것이 지역문화를 대표하고 후손들에게까지 물려줄 수 있는 정신적 유산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시대가 열린 지 20년이 되다 보니 경쟁적으로 지역축제를 만들고 여기에 소모되는 예산과 인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구나 단체장이 바뀌고 정책위원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축제와 행사는 단기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지역을 알리는 홍보효과는 있을지언정 지역주민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지역문화축제가 다양해지면서 성공사례에 대한 벤치마킹이나 논문들이 많이 나온다. 자주 언급되는 내용은 전문가 양성, 행정가들의 전문지식,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등등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 보다 선행돼야 될 것은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다.

문화예술이라는 토양에 거름이 풍부해야 건강한 문화콘텐츠 열매가 맺는다. 이것이 사회전반에 확산될 때 지역문화축제가 토착화되고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축제의 장이 열린다. 

우리 선조들이 그랬듯이 우리만의 정서와 흥을 맘껏 풀어내고 싶다. 공감이 빠진 축제는 소란스럽고 피로감만 더해준다. 기획의 일순위를 '지역주민과 함께하는'으로 잡아야 할 것이다. 문화적 토양과 지역문화축제가 만났을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축제가 될 것이다. 문화는 축제의 리트머스지이다. 

2015년 원주 다이나믹 댄싱카니발이 5주년으로 접어든다. '원주의 길, 소통의 길'을 테마로 원주시민과 군이 함께 만들고 즐기는 축제로 기획되었던 '제1회 군과 함께하는 다이나믹 원주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다이나믹 댄싱카니발'로 변화를 거치는 동안 나름의 지명도와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모처럼 뿌리내린 우리지역의 축제가 잘 성장해 고부가가치산업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시민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삶의 무게를 덜어주며 팍팍한 일상에서 쉬어갈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하며 삶이 축제이고 축제가 곧 삶으로 이어질 날을 꿈꿔 본다. 

송미선 전 원주소비자 시민모임 대표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