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년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이란 공든 탑이 허물어지고 있다. 올해 들면서 천사운동 후원금이 차상위계층 등에게 지원되는 금액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시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월까지 후원금은 3억8천400여만원이 걷힌 반면 지원 금액은 4억2천600여만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까지는 지원금 보다 후원금이 많아 지난 6월 말 현재 21억4천여만원의 천사운동 기금이 적립돼 있다.

때문에 후원금이 줄었어도 지원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원주만의 독특한 이웃돕기 문화가 퇴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6월 말 기준으로 연도별 천사운동 후원금은 꾸준히 감소했다(표 참조). 특히 월 후원자가 많았을 때는 1만2천명을 넘었으나 해마다 감소해 올 들어서는 7천∼8천명 수준으로 줄었다.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는데 후원자는 오히려 감소하면서 올해의 경우 전체 원주시 인구 중 천사운동 참가자 비율은 2.6%에 그치고 있다.

구좌당 1,004원의 소액을 기부해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천사운동 취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에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무원은 모금에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원주시사회복지협의회 산하 천사운동본부에서 모금운동을 주도하고, 원주시는 천사운동본부 운영비로 연간 7천6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사운동본부가 매월 원주시에 제출하는 천사운동 홍보 실적에 따르면 원주시에서 주최하는 행사 등에서 부스를 설치하고 천사운동 홍보 및 신청을 접수하거나 금융권에 저금통을 설치하는 등의 활동실적이 월 3∼4회에 불과했다.

이로인해 천사운동본부에 대한 원주시의 관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천사운동본부가 일상적 홍보활동은 누락하고 활동실적을 제출했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꼼꼼히 기재하도록 요구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원주시사회복지협의회는 천사운동에 관한 본지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