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원주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학급신문 콘테스트 시상식에서 수상 학급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주투데이신문사가 언론진흥기금 후원으로 원주교육지원청과 공동으로 개최한 제2회 원주시 초·중학교 학급신문 콘테스트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이번 콘테스트는 학급이라는 하나의 생활공동체가 신문제작 활동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등 새로운 학교문화를 창출했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40개 학급 참여…지난해보다 내용 알차고 참여 활발
"기사작성·사진촬영·편집 모두 우리가 해냈어요"

원주투데이신문사와 원주교육지원청이 공동 주최한 제2회 원주시 초·중학교 학급신문 콘테스트에서 봉대초등학교 6학년 1반과 남원주중학교 1학년 3반이 각각 초등부와 중등부 대상을 받았다. 

이번 콘테스트를 위해 지난 4월 24일 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약 2개월 동안 각 학급별로 신문을 만들도록 한 후 콘텐츠, 편집, 제작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시상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설명회 당시에는 68개 학급이 참가신청을 했지만 메르스로 인한 휴업으로 신문제작 일정에 차질을 빚어 초등학교 20개, 중학교 20개 학급만 신문을 제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비해 신문 내용이 알차고 편집 기술도 뛰어났으며, 학급 구성원들의 참여도 활발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상식은 지난 13일 원주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했으며 20개 학급에게 상장과 상금(총 720만원)을 수여했다. 또한 수상작들을 모은 자료집을 제작해 모든 초·중학교에 배포했다.

▲ 초등부 대상을 수상한 봉대초 6학년 1반 학생들과 남지윤 교사(마지막줄 가운데).

▲ 봉대초교 역사와 6학년 1반을 소개한 '봉대투데이' 1면.

초등부 대상…봉대초 6학년 1반
신문 제작하며 숨은 재능 발견 

봉대초교 6학년 1반 남지윤 담임교사는 지난 4월 제2회 학급신문 콘테스트 포스터를 보고 학생들에게 참가를 권유했다.

봉대초교 6학년 1반은 이미 주기적으로 학생들의 일기 중 하루치를 골라 '이야기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소식지를 남 교사가 편집해 학생들에게 발행하고 있었다.

남 교사는 "학급신문을 만드는 동안 다양한 활동이 복합적으로 이뤄져 아이들의 숨은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기사를 쓰는 아이나 사진을 찍는 아이 모두 실력이 향상되는 걸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봉대투데이'는 학생들이 학교 내외 행사를 확인하면서 기사 아이템을 고르고, 학교를 방문한 내빈들과 학부모 등 학급 구성원 외에 학급 교육 공동체가 모두 참여한 공동체 신문이다.

학생들은 계획부와 원고작성부, 촬영부, 편집부로 나눠 신문 제작에 참여했다. 기사 아이템 발굴 및 사진과 기사의 지면 배치는 계획부가 담당했고, 취재는 원고작성부와 촬영부가, 지면 편집 작업은 편집부가 맡았다. 

하지만 봉대초 6학년 1반은 정원이 16명으로 다른 학교 학급에 비해 학생 수가 적었기 때문에 사실상 1인 2역을 하며 신문을 제작했다고 한다.

봉대투데이를 만드는 동안 계획부 박호균 군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참가했다. 계획부장을 맡고 있는 박 군은 부서별 활동 계획과 학생들의 업무 분장을 안내하고, 남 교사에게 1면에 배치한 '선생님 말씀' 코너를 부탁하는 등 학급신문 제작을 주도했다. 

계획부 반재민 군은 "신문을 만드는 동안 의견이 달라 친구들끼리 다투는 등 힘든 일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신문을 만드는 일은 무척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편집부 유재권 군은 "신문 편집을 하면서 자정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마치고 나니 홀가분하다"면서 "신문 만드는 동안 친구들과 대화를 많이 나눴으며, 함께 의견을 모으는 등 다같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는데 끝나니 아쉬운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대회에 참가하거나 문화행사, 수업 모두가 학생들에게 기사거리였다. 바둑대회에 참가한 반재민 군은 대회에 나선 다른 학생들과 함께 현장 취재, 촬영, 기사작성 등을 해내기도 했다.

원고작성부 지서영 양은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 각 나라의 문화를 교류할 수 있었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며 중국사천성 초등학교 학생들과의 교류행사 기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원고작성부 김요단 군은 "미술시간에 스텐실 물감을 이용해 티셔츠를 만든 일을 기사로 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상금으로 피자 파티를 열었고, 남은 상금은 보육원과 노인복지관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면서 성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 자신들이 만든 신문을 들고 자랑스러워하는 남원주중 1학년 3반 학생들

중등부 대상…남원주중 1학년 3반
상금으로 독거노인 후원

▲ 춘계체육대회 3위 소식을 담은 1면.

남원주중학교 1학년 3반 학급신문은 제목부터 아이디어가 빛난다. 아이스크림전문점 로고를 본뜬 제목 '13(일삼)클래스31'은 알파벳 'B'로 숫자 '1과 3(1학년 3반)'을 나타냈으며,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 종류를 표현한 '31'이란 숫자까지 이 반 학생 수와 딱 맞아떨어진다.

이윤탁 편집위원이 붙인 제목으로 각양각색의 1학년 3반 서른 한명 학생들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신혜린 편집장을 포함해 10명의 학생들이 신문편집위원으로 참여했으며, 반 학생들 모두가 도와 한 달 만에 학급신문을 만들었다. 8면으로 구성 된 신문은 우리들 소식, 학교생활, 스포츠, 말말말 등 뚜렷한 면 배정이 눈길을 끈다.

반 친구들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새로운 학습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 논의, 감동을 전한 스승의 날 파티 등 다양한 소식을 담아냈다. 기사 역시 설문조사를 통한 분석기사와 선생님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기사 등 다양한 취재방법을 활용한 게 눈에 띈다.

칼럼 지면에는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글을 요청해 실었으며, 반 아이들의 각종 수상 소식까지 빠짐없이 다뤄 독자라 볼 수 있는 반 학생들과 학부모의 관심을 끌어냈다.

1면 주요기사는 올해 모두에게 가장 기뻤던 일로 기억되는 춘계체육대회 종합 3위 소식을 다루면서 환호하고 있는 반 학생들 모습이 담긴 사진을 실어 눈 맛을 더했다. 학생들은 가장 재밌게 본 기사로 기존 신문의 '사건사고' 섹션을 연상케 하는 '고발합니다' 기사를 꼽았다.

학급 선풍기 한대가 파손된 사례를 엮은 기사로 사건의 주인공을 '안ㅇㅇ' 학생으로 표기하고 모자이크 처리한 얼굴사진을 사용한 것이 재미를 자아냈다. 학생들은 취재 과정에서 기자에게 "기사가 보도된 후 사건의 주인공인 안정현 학생이 학교 행정실에 선풍기 수리비를 지불했다"고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다양한 기사를 만들어 내고 지면을 편집한 데에는 평소 김준형 담임교사가 종례시간에 전달 사항이 많은 날 내용을 정리해 배포하는 '종례신문'이 도움이 됐다. 한 면 신문이지만 덕분에 학생들이 거부감 없이 신문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

또한 모든 학생들이 한 가지 역할을 갖고 특기를 발휘하도록 마련한 '1인 1역할' 제도도 큰 도움이 됐다. 실제로 편집장으로 일한 신혜린 학생은 평소 반에서 '기자' 역할을 맡고 있으며, 기사에 쓰인 대부분의 사진을 촬영한 안정현 편집위원 또한 '사진작가'가 반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다.

편집장을 맡은 신혜린 학생은 "학급신문 콘테스트에 참가해 친구들과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면서 "상금은 일부 독거노인 돕기 성금으로 기부하고 나머지는 우리 반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일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민성·한미희 기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