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홍종령 감사, 박경숙 운영위원, 김영춘 회장, 정준철 부회장, 이세행 사무국장.

고령의 퇴임교원들이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건강한 마을공동체 만들기에 앞장서 귀감이 되고 있다. 개운동 작은도서관 운영협의회원으로 활동 중인 70대, 80대 퇴임교원 5명이 주인공이다.

개운동주민센터 3층에 자리잡은 개운동 작은도서관(이하 개운도서관)이 작년 5월 개관한 이후 현재까지 1년 넘게 운영되고 있다.

원주 동주민센터 및 읍·면사무소 가운데 최초로 개관한 작은도서관이어서 주목 받았으며, 초창기 도서 2천권을 비치하면서 운영되던 도서관이 현재 기증도서 780권을 포함해 3천500권을 비치한 도서관으로 자리 잡았다.

개운도서관이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잡기까지 개운동에 거주하고 있는 운영협의회 퇴직교원 5명의 역할이 컸다.

개운도서관 운영협의회는 김영춘(79·전 춘천사범학교 교사) 회장을 비롯해 정준철(79·전 평창 도암중 교장) 부회장, 이세행(80·전 호저초 교장) 사무국장, 홍종령(80·전 학성초 교사) 감사, 현재 개운동 주민자치위원장이기도 한 박경숙(70·전 양구교육장) 운영위원을 비롯해 개운동주민센터 박순선 동장, 박영아 총무 담당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퇴직교원 5명이 개운도서관을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동주민센터는 행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개운도서관을 위해 봉사하는 퇴직교원들은 짧게는 20년, 길게는 40년 이상 교단에 섰던 인물들로, 퇴임 후에도 교사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가르침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운영협의회 위원으로 나서게 됐다.

운영협의회 위원은 무보수인데다 순수 재능을 기부하는 것인데도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일념 하에 묵묵히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준철 부회장은 "개운도서관이 즐거운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애정을 쏟았다"며 "어린 아이들부터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노년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계층의 지역주민들이 이곳에서 책을 보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끼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개운도서관은 작년 5월 개관한 이후 작년말까지 도서 679권을 대출했고, 올해는 1월부터 6월 10일 현재까지 541권을 대출하는 등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도서관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패랭이꽃 그림책버스와 협약을 통해 지역 어린이집,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그림책 읽어주기 프로그램을 비롯해 청소년들을 위한 한자 자격증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교실, 노년층을 위한 어르신 도움교실과 기공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한자 자격증반에서 공부한 학생 26명이 자격증 시험에 도전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 운영 초창기에 강원도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선정됐던 개운도서관은 이러한 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작년 연말 도내 마을공동체 사업 선정 단체 17곳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 최우수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5월에는 강원도 마을공동체 공모사업 2차년도 사업에 재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김영춘 회장은 "지역주민들을 위해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에 커다란 보람을 느끼며, 도서관에 머무는 시간은 나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며 "개운도서관이 더욱 즐겁고 행복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지역주민들이 방문해 이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