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로 지역 내에서 진행할 계획이었던 각종 문화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천여명에 이르는 관람객은 물론, 출연자를 비롯한 스태프가 함께 있을 경우 생길 수 있는 만약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신종플루와 세월호 참사, 메르스까지 이어지는 악재로 공연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는 비상이 걸렸다.

원주시립교향악단은 지난 10일 치악예술관에서 예정했던 100회 정기공연 '위대한 작곡가(Great Composer) 시리즈'를 전격 취소했다. 100번째 정기연주회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시민 안전과 예방, 전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원주시향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협연자의 스케줄 등을 감안할 때 이 연주회를 다시 개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은숙무용단은 지난 12일 중앙청소년문화의집 공연장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묵향' 공연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으며, 원앤원엔터테이먼트가 13일과 14일 백운아트홀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어린이뮤지컬 '헬로카봇'도 10월 초로 연기된 상태이다. 원주시립합창단 역시 오는 18일 치악예술관에서 계획했던 제72회 정기연주회를 잠정 취소했다. 

메르스 여파는 야외공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재)원주문화재단은 지난 10일 행구수변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여름밤의 꾼과 중앙로 문화의거리에서 진행하는 골목카니발 및 방문객 맞이 거리공연 11일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상황에 따라 이번 주 거리공연도 취소될 지 모른다"는 게 원주문화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원감영 활성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10일과 11일 강원감영에서 열릴 예정이던 '관찰사 풍류달밤'과 '강원감영 열린 강의' 역시 연기됐다. 

원주시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이번주까지를 최대 고비로 보고 관찰사 풍류달밤은 한 주씩 일정을 연기해 개최하는 것을, 강원감영 열린 강의는 오는 18일 2개 강좌를 연속 개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내 한 기획사 관계자는 "공연을 연기할 경우 공연장 대관료 등은 회수할 수 있지만 공연 홍보를 위해 지출한 마케팅비용 등은 고스란히 손실로 남는다"면서 "모임이나 공연 등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피할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 누굴 탓할 수도 없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지만 기획사 등 공연업계로서는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